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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밀 리와인드를 리와인드하다(스포주의) 까밀 리와인드
fungus440 2013-07-19 오후 11:33:08 526   [2]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현명함'

 

한줄의 영화속 대사가 가슴에 아프게 박힌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현재에 충실히 살기보다 끊임없이 과거에 대한 오답노트를 만들거나 미래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그리며 다른 시간에 살고 있다. 현재는 어린시절에 가졌던 꿈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해져있고, 한고비 넘겼다 싶으면 그 앞에 더 큰 태산이 버티고 있다.

 

 

극중 무명여배우 까밀의 삶도 그렇다. 그녀는 싫은 배역도 마다할 수 없는 생계형 배우로 살며 술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평생의 사랑으로 여겼던 남편마저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나 까밀을 떠나려하고 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삶, 도무지 풀릴 것 같지 않은 삶에 지쳐버린 까밀에게 기적이 일어난다. 새해 전야에 16살시절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된 것.

 

 

그리웠던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자매같이 끈끈한 친구들이 있고, 까밀에게 폭 빠져있는 첫사랑 남편이 있는, 무엇이나 가능성으로 가득찬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어쩌면 현재의 삶을 통째로 들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있을 절호의 기회 앞에 선 까밀. 그러나 까밀은 끝내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죽음을 막아보려 애써보기도 하고, 자신의 40대를 절망으로 몰아넣을 남편과의 사랑을 망설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받아들인다. 비록 거창한 삶은 아니지만, 그녀의 현재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딸이 있고, 그 딸이 있게 한 열정적인 사랑의 기억이 있었다. 바로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현명함'을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까밀은 새 삶을 위해 발버둥치기보다 자신이 누렸던 과거의 행복한 순간들을 음미하며 즐기기를 '선택'한다. 

 

 

당연히 현재로 돌아온 까밀의 삶에서 외면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악다구니를 쓰며 남편에게 저주를 퍼붓던 초반부와는 달리 초연하고 평화롭다. 그녀는 남편과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하기위해 만나지만, 덤덤하게 그를 보내준다. 바로 실수투성이 과거를 자신의 일부로 인정한 것처럼, 괴로운 현실도 감내할 수 있는 힘이 까밀에게 생겼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프랑스영화라는 점때문에 난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흔히들 하는 타임슬립의 상상을 적당히 쉽고 재미나게 풀면서도, 적당한 지점에서 생각의 화두도 던져주기 때문에 난이도면에서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성공했다. 스토리 외적인 면에서는 처음에는 주인공이 40대의 외모 그대로 과거로 돌아가기 때문에 몰입이 힘들었지만, 그 자체를 유머코드로 삼고 주인공의 내면이 40대의 지친 중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기가막힌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워크맨과 형형색색의 쫄바지 패션도 7~80년대생들의 향수를 자극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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