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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그리고 두 남자의 꿈 시네마 천국 (리마스터링)
ermmorl 2013-09-29 오전 8:31:18 668   [0]

스포일러가 포함이 되어 있을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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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가치관에 크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 대상은 가족중 할아버지, 혹은 부모님, 선생님 등 다양하게 존재할 것이다.


물론 그 존재를 정상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인지를 하면서도 영향을 주었지만 자꾸 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후자에 가깝다.

 

필자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분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었다.

 

십수년간 교직생활을 이어오시면서 단 한명의 제자라도 모두 이름을 기억하시고,
쓰레기나 더러운 오물들을 치우시는데 솔선수범 하시던, 그리고 맨손으로 쓰레기를
치우면서 늘 말씀을 하셨다.


'더러워진 손은 닦으면 된다. 이것이 더럽다고 꺼려하는 것은 그 마음이 더러운 것이다.'

 

말썽도 많이 피웠고 말도 잘 듣지 않는 모범생과 거리가 멀었던 필자는 그 선생님이
전근을 가시면서 했던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너도 고생했다. 용한아. 훌륭한 어른이 되어야지.'


이렇게 그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셨고, 지금도 쓰레기를 치울 때
맨손으로 하는 습관이 있다.


물론 가끔은 그 가름침을 잊고 눈을 찌푸릴 때도 있다.


이 처럼 토토에게도 그러한 사람이 존재했다.


그 존재는 때로는 아버지로써, 선생님처럼 그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극장 파라디소는 그 꿈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소이자 집이었고, 학교였다.


극장안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모습들을 통해서 이곳인 모든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의 삶이 한곳에 모이기 위해서 매개체가 되는 영사기는 낡았지만 힘있고, 거칠지만 따뜻하다.


그들의 앞으로 펼쳐진 스크린에서 나오는 모습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은 모두가 다르다.


윗층에서 아래층 사람들에게 침을 뱉고 마치 하찮은 존재라고 바라보는 이들도 있고,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뚜렷하게 반항을 하는 이도 없다.


또 극장에서 사랑을 나누고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들고.


온 세상의 희로애락이 모두 이곳에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린 토토에게 이 영사기란, 그리고 영화란, 하나의 꿈이자 희망이었고, 많은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힘이었다.


그에게 알베르토는 그러한 강하고 힘있는 하나의 사람이었다.


물론 그 자신은 그 일이 하찮은 일이라고 표현했지만 어린 토토에게는 달랐다.


그는 영사기를 보면서 즐거워했고, 보여지는 화면을 바라보는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앞을 볼 수 없게 된 알베르토는 시각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들을 이용해 토토를 '보고', 느낀다.


그에게 있어 토토는 하나의 희망이자 꿈이다.


청년이 되어 사랑하는 여인이 생긴 토토에게 냉정하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


100일의 청년, 그리고 99일. 그 이유란 무엇일까.


그 청년은 왜 100일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시는 오지 않았을까.


99일에도 희망을 같지 못한 그가 100일을 채우지 않고 영원한 사랑으로써 간직하고 싶었던 것일까?


물론 토토에게 이 99일은 의미가 없이 엘레나와 사랑을 하게 되고, 많은 꿈을 키우게 된다.


하지만 99일의 청년처럼 그녀는 사라지게 되고, 토토는 그 사랑을 품은 채 더욱 성장한다.


알베르토가 이 곳은 희망이 없는 곳이라며, 이곳을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하는 기차역.


그는 토토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존재로써 그가 나가야 할 길이 어떠한 것인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토토는 떠나게 되었고, 30여년간 돌아오지 않은채 누구나 알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성공'


명사. 목적하는 바를 이룸.


토토는 성공했을까? 여러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지만, 실패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성공했다고도 말할 수 없으리라.


그가 하고 있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했던 일인지를 알 수는 없다.


그는 유명해졌고, 아름다운 여인이 침대 옆에 있다.


빈껍데기 같은 그녀들과 몸을 섞고 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의 영혼은 시칠리아 작은 마을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몸은 어른이 되었고 나이를 먹었지만 알베르토와 함께 그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누군가를 믿고 따르던 그 때 그곳으로.


알베르토 때문에 떠났지만 거기서 그는 멈췄을지 모른다.


알베르토가 생을 마감함으로써 돌아온 그에게 남아있는 것은 이 세상을 모두 담았었던, 이제는 문을 닫아버린,
허물어져가는 극장 파라디소였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었고, 추억속의 하나로써 그들이 보여진다.


알베르토는 성공했다.


토토는 이 작은 마을을 떠났고, 다른 누군가의 추억속의 인물이 아닌 추억을 회상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의 모습은 완벽하게 변했지만, 추억속의 그들은 그때의 그 모습과 다르지 않다.


좌석 뒤에서 사랑을 나누던 그도, 침을 뱉던 그도, 광장에서 소리치던 그도. 같은 모습이지만 흰 머리만 있는 그 때 그모습 그대로.


빈껍데기만 가지고 있던 그의 육식은 영혼을 찾아왔고, 그는 그렇게 성공하게 됐을지 모른다.


마지막 알베르토가 남긴 필름을 틀 때, 상영이 시작되기 전, 어두운 배경을 뒤로하고 보여지는 토토의 모습은 무척이나 대비가 된다.


흰 머리가 가득한 그의 얼굴과 뒤의 배경은 너무나 이질적이면서도 어우러졌고 추억을 회상하고 회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키스를 하는 장면들이 모아진 필름.


그곳에서 토토는 알베르토를 추억하고, 삶을 기억한다.


이제는 각 가정에 TV가 있기에 아무도 찾지 않는 극장. 그리고 그 극장에서 모두를 이끌던 영사기.


그리고 그 안에서 돌던 필름이 있다. 문이 닫혀버린 파라디소지만, 이제는 철거가 되어버린 파라디소지만,
그곳에 알베르토가 있고, 그대의 그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토토가 있다. 그리고 그도 성공할지 모른다. 가장 사랑하던 그녀와 가장 존경하던 그가 있던 그곳에서.

 

★ 5개 만점

★★★★☆(스토리 8 연출 9 비쥬얼 8 연기 9)
성공이란 단어를 규정짓기에 삶은 너무나 길고 그 끝을 알 수 없다. 다만, 추측하고 바라는 것 뿐이다.
모든것이 끝나기 전에는 그 끝을 알 수 없고, 알베르토가 죽으면서, 알베르토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듯,
토토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는 이제 자신의 빈껍데기속에 영혼을 불어넣었고,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웃을 수 있는 존재가 되었는지 모른다. 이러한 장면을 보여준 마지막의 장면은 감정을 증폭시키고
이 영화가 왜 88~89년도부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최고의 영화들 중 하나로써 뽑히는지를 설명한다.


스스로를 돌아보라, 그리고 바라보라, 나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적이 있는가, 꿈을 위해 목숨을 버린적이 있는가, 나의 육신에 영혼이 깃들어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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