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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머물지 않은 그곳에는 진한 여운이 남았다.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ermmorl 2014-01-19 오후 11:13:00 677   [0]

스포일러가 포함이 되어 있을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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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들어 보았을 뫼비우스의 띠.


누군가 그 뫼비우스의 띠에서 움직인다면 무한하게 걷게 된다고 한다.


우리 인간이 이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아니 어쩌면 그 위에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뫼비우스의 띠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 해 봤을 때 몇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우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란 자기만의 의사가 있고, 선택을 할 수 있다.


더 이상 움직이기를 원치 않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해결점이 될 수 있다.


두번째는 무한히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이 아닌 끝이 보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무한하게 움직이는 방향히 세로 방향이라고 한다면, 그에 반해서 가로 방향은 그 길이가 짧다.


물론 그 위에서 인간의, 혹은 움직이는 존재가 먼지처럼 작다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끝이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원래의 움직이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그 곳을 바라보고 걷는다면 언젠가는 끝이 보일 것이다.


물론 그 끝이 어떻게 생겼을지 그런 것은 알 수 없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은 그 끈을 잘라버리는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겉과 속이 구분되지 않는 기하학, 역학이 관련된 곡면으로 경계가 하나밖에 없는 도형이다.


그 끈을 잘라 평평하게 핀다면 결국에는 끝에 다다르게 된다.


사실 위에서 말한 방법들은 모두 어처구니 없는 말일 수 있다.


애초에 그러한 가정들이 없다면 뫼비우스의 띠에 대한 논란은 생겨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세번째 방법은 일상에서도 흔하게 보여지는 대화의 양상일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부모에게 질문을 한다.


아이는 호기심이 왕성해서 부모가 어떠한 대답을 할 때마다 왜?라는 말을 하게 된다.


계속해서 그 아이에게 대답을 하던 부모는 결국 역정을 내고 그 대화 자체를 단절시켜버린다.


누군가는 이러한 대화를 만나 보았을 지 모른다.


무언가 '차단'하는 것이 눈앞의 어떠한 사건을 해결하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차단이 영원한 해결책이 아닐 수 있고, 대화 자체를 단절시켜 버린다는 점에서 좋은 방안이 아닐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 때의 왜?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했던 아이는 어른이 되었고, 또다시 자신의 부모처럼 왜?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자신은 차단이 되었던 경험이 있어 '왜?'라는 질문에 끝까지 성심성의껏 대답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겪었던 것 처럼, 결국 화를 내고 그 대화를 단절시킬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수많은 '차단'으로써, 대화를 단절시키며 살아갈 것이고 또 지금도 그럴지도 모른다.


무언가 하나의 일을 접하게 될 때, 인간은 어떻게 그 사건을 해결해 나갈까.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러한 일을 하나의 사건으로써 추리를 하고 원인을 찾는다.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끼워 맞추고 결국 모든 퍼즐을 완성시킴으로써 사건은 해결이 된다.


현실에서도 물론 이와같이 해결이 되곤한다.


하지만 실제, 이러한 완벽한 해결을 만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실체화된 하나의 사건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이 이루어지기 전에 우리는 그 사건을 묻어버린다.


이 또한 차단의 하나이며, 해결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그것이 정당한 방법인지 옳바른 길인지는 판가름할 수 없다.


단지, 그렇게 해 나갈뿐.


영화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그러한 영화이다.


아무런 결론도 없이, 아무런 해결 방안도 없이 영화에서는 그 빈자리를 남겨둔 채 끝으로 간다.


무엇이 원인인지, 무엇이 결과인지 아무런 말도 없이 그 자리를 빈 공간으로 남겨두고, 그 빈 공간이 당연하듯 그렇게 끝이 난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그리고 아무도 머물지 않는 그 공간에 진한 여운을 남겨둔.


인간은 많은 실수 속에서 살아간다.


실수를 범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반성을 하기도 하고, 그 때의 선택이 어쩔 수 없었음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과거를 말함에 있어 어떠한 방식이 우리에게 가장 많은 이득이 될까.


과거를 책망하기보다는 그 일을 계기로 더 나은 오늘과,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물론 그러한 방법이 무척이나 어렵고,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은 지금의 우리들에게 힘든 일일지 모른다.


이같이 자신에 대한 변호를 하는 것은 자기 방어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나를 정당화 시킨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정당화를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합리화 하고 그것을 본연의 것으로 받아 들인다는 것은 어찌보면 가장 쉬운 해결책일지 모른다.


우리가 뫼비우스의 띠를 잘라 일반적인 모습으로 만드는 것처럼.


이 영화의 원제는 Le passe이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과거의 일, 과거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가 과거를 이야기하는 순간은 늘 현재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과거를 이야기 한다.


이러한 괴리감은 어찌보면 당연하게 우리 일상속에 남아있다.


영화속의 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를 떠나버린 남자(아메드)와 그녀(마리)에게 다가온 남자(사미르), 그리고 그 곁에 있던 또 다른 여자.


떠나버린 남자와 그녀 사이의 아이(레아), 다가온 남자와 곁에 있던 또 다른 여자의 아이(포드).


그녀와 그녀의 이전 남자 사이의 아이(루시).


각자가 무거운 짐을 짊어지운 채 살아가고 있고, 누구나 한번쯤, 아니 그 이상 하게 되는 실수를 하고 살아간다.


그는 그녀를 떠났고, 그녀는 다가온 남자와 바람을 피웠으며, 그의 여자는 아이를 남겨두고 약을 먹었다.


무언가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아메드는 고군분투 하지만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한걸음 움직였을 때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난다.


그녀는 왜 약을 먹었을까에 대한 물음은 사미르의 종업원인 나이마에게 까지 도달하게 되고, 결국 그 어떤 해결책도 나오지 않는다.


단지 또 다른 의문만이 생겨날 뿐이다.


또 아메드가 4년전 왜 가족을 떠났는지 아무런 답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영화는 제대로된 해답하나 없이 끝까지 이어지게 된다.


마리는 모든 일에 대한 다른 해답, 다른 원인, 즉 누군가를 탓한다.


그녀 자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듯 또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 소리친다.


가장 신경질적이며, 가장 이기적인 여자이지만 우리 일상에서 마주하는 우리들의 모습이기에 그 행동들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 모든 문제의 핵심속에 그녀가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듯, 그녀가 하나의 해답에 도달했을 대 이야기는 끝이난다.


그것은 바로 자기합리화가 아닐까.


나는 아무런 죄가 없어, 우리는 정당해, 그가 떠난것 뿐이야 라고 말이다.


더 이상 그녀에게 있어 아메드가 떠난 이유, 루시가 이메일은 보낸 이유, 그녀가 약을 먹은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에게 있어 그 사건들은 단순하게 나는 아무런 죄가 없다라고 하는 식의 결론만이 남을 뿐이다.


결국 사건들에 대한 공허함만이 남게 되지만, 그 공허함을 일상으로써, 원래 있던 것처럼, 이제는 과거의 일로써 묻어버리는 그녀의 결정은 실로 무섭고 당연하다.


원제를 변경하면서까지 주고자했던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일상속에서 나타나는 것에 대한 영화적, 드라마적인 극적 접근이 아닌 실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 5개 만점

★★★★(스토리 7 연출 9 비쥬얼 8 연기 8)
살아가는데 있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찌보면 돈도 권력도 아닌 자기 방어를 위한 수단인 것 같다.
그 수단으로써 권력이 필요하며, 돈도 필요할 것이고, 언변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자기방어에 실패한 나이마는 해고당했고, 아메드는 아무런 말 없이 그 자리를 떠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러한 자기방어를 경험하고 또 행한다.
극적인 결말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고 이러한 자기방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 보여진다.
이 모습들은 가장 당연한 것 같지만 낯설게 다가오고, 우리가 스크린에서 보고자 하는 극적결말을 제외했다.
가장 극적이지 않으면서 극적인 결말을 도출해 낸 감독의 역량이 가히 놀라울따름이다.
이혼이, 자살이 우리 일상에서 한번에 나타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막장 드라마에서나 보여지는 모습들은 왜 막장으로써 우리에게 다가올까?
그것은 연출가의 힘이고 그것이 막장이 아닌 하나의 드라마로써 다가오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과거라는 시간속에서부터 남겨진 이야기들은 결국 남겨진 상태로 빈칸의 채워짐없이 그 공간에 있다.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은 그곳에는 진한 여운이 남아있을 뿐. 너무나 현실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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