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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복수극 복수는 나의 것
renamed 2006-09-03 오후 6:21:43 1975   [5]
 
1.류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누나를 치료하기 위해선 신장이 필요하다.그래서 류는 그 신장을 구하기 위해서 장가밀매단과 접촉하지만 자신의 신장과 수술비만 잃게된다.그때 영미는 류에게 착한 유괴를 제안한다. 신장이 절실히 필요한 류는 그것을 거부할 여유가 없다.그래서 동진의 딸을 유괴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동진에게서 돈을 건네받는다.여기까지는 괜찮다.류는 그 돈을 가지고 누나를 수술하면 되고 동진은 딸을 돌려받으면 상황은 종료되는 것이다.그러나 결정적으로 류와 동진이 그럴 수 밖에 없게 한 장본인들(누나와 딸)이 갑자기 사라지면서(누나의 자살,딸의 어처구니없는 죽음)그 빈 공간에 복수가 들어와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복수의 먹이사슬이 시작된다.

감독은 이 작품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으까?우선 표면적으로는 계급과 자본주의가 문제가 된다.사실상 류는 돈1000만원에 자신의 목숨을 맞바꾼것이나 마찬가지다.또한 그 돈은 류의 누나가 죽느냐 사느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존재이다.그러니까 이 돈의 존재가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그러나 한편으로는 동진으로 대표하는 유산자에게는 그야말로 껌값이나 마찬가지다.그들이 모는 차는 류와 같은 무산자의 목숨을 몇배로 가지고 있다.그리고 영미라는 인물을 통해 그런 자본가의 모순을 비판한다.그러나 동진이 딸을 잃고 류에 대한 복수를 감행할때 앞에서 논의한 계급과 자본주의 문제들이 어느사이에선가 사라진다.그러니까 동진이 유산계급을 상징하는 양복을 벗고 무산계급을 상징하는 청바지와 점퍼를 입고 어떠한 계급적 함의없이 자신이 직접 복수를 감행할 때 동진은 류와 마찬가지로 복수를 꿈꾸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실상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매우 이상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주인공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굉장히 평면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아닌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또한 전체적인 이야기구조도 별로 개연성이 없다.이를테면 동진이 류의 아파트를 조사하다 옆집에서 들려오는 라디오소리로 류에 대한 단서를 잡거나 결정적으로 뇌성마비환자에게서 확실항 단서를 잡는 설정은 설득력이 굉장히 떨어진다.더 나아가서는 이 작품이 마치 수래잡기 하듯이 주인공들(류와 동진)의 의지를 미끌어뜨린다는 것이다.

류가 장기밀매단에게 사기당한 후 그런 류의 헛된의지를 비웃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신장기증자가 나타나고 또한 류와 영미가 착한유괴를 시도하지만 어김없이 누나와 딸의 목숨을 거두어가면서 류의 의지를 꺽어놓는다.이는 동진도 마찬가지다.단독적으로 류와 거래한 결과가 딸의 죽음으로 온것이다.그러니까 이 작품의 아이러니는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행동할 때마다 일이 꼬여버린다는 것이다.그리고 류와 동진이 그럼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꼬여진 실타래를 풀려고 할 수록 그들은 점점 더 인간성을 상실하게 된다.인간성이 상실한 곳에는 복수가 대신 들어가 그들을 조종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이 이상한것은 계급과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하는 것 처럼 보였던 작품이 어느 순간에 앞의 전제가 사라지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감독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2.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3인칭관찰자 시점으로 되어있으며 원경이 자주 등장한다.그런데 이 시선이 계속해서 등장인물들의 인간성을 지우고 자꾸만 비 인간화시킨다는 것이다.단순히 서술하고 관찰하는수동적인 시선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비인간화시킨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류가 공장에서 일하는 장면에서 처음에 옆에서 관찰하던 시선이 이내 공장전체를 내려다보는 원경으로 전환하거나 야구장에서 야구를 하던 류의 정면얼굴을 보여주던 시선이 그 다음에 야구장 전체를 보여주는 원경으로 바뀐다.이런식으로 이 작품은 시선을 뒤로 빼므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인물과의 감정이입을 차단하고 대신에 어떤 대상으로써 인물들을 보도록 한다.그러니까 이 시선은 주인공들을 온전히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대상으로서 바라보도록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이 시선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그런 시선을 차용한 것일까?

우선 이 시선을 초월자적 시선 즉 신의 시선이라고 상정하면 영화 전체를 감싸는 낳선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 시선의 주체는 박찬욱 본인임은 말할것도 없을 것이다.문제는 감독은 왜 신의 시선으로 영화를 전개했느냐 하는 것이다.그럴려면 우선 이 작품을 하나의 독립적인 세계로 상정해야 한다.

복수는 나의 것 속의 세상은 비합리와 비이성으로 가득찬 부조리한 세상이다.돈1000만원에 사람의 목숨이 좌지우지되고 장기밀매단에서 보듯이 사람의 육체는 어느새 상품의 가치로 전락해있다.더우기 이 세상은 도저히 인간의 이성이나 의지로는 붙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일단 자신의 이성이나 의지로 자신이 목표한 목표물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목표물은 모습을 바꾸거나(류의 혈액형이 a형에서 b형으로 바뀐다)아니면 진짜 목표물이 너무 늦게 도착해서 자신이 이제까지 쫓은 목표물은 가짜가 된다.(사기 당한 후 나타나는 신장기증자)그러니까 이 세상에서는 주인공의 의지에 앞서는 혹은 무화시키는(시키려는)의지가 있다는 것이다.(그 의지는 신의 시선으로 가장한 박찬욱의 의지이다)그리고 그의지는 (신의 의지)이 부조리한 세상을 파괴하므로서 자신의 의지를 표명화한다(마치 도그빌처럼)

만일 이 작품이 신(뱍찬욱)이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임의적으로 만든 세상이라면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은 그야말로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된다.그러니까 사실상 그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 잠시 있는 도구자체이다.예를 들어 류의 옆집청년들은 앞으로 나올 동진에게 류에 대한 단서를 주는 도구이며 정신지체아 역시 동진에게 단서를 주는 도구이다.이와같이 주인공인 류와 동진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류와 동진이 복수를 완성하게끔 배치된 도구들이다.더 예를 든다면 류의 누나는 이 모든 사건을 시작하게하고 류를 미궁으로 빠뜨리는 도구이며 영미는 류와 동진을 복수의 연쇄고리 안에 집어넣고 최종적으로 그 복수를 완성시키게하는 도구이다.그리고 류와 동진은 복수를 완수함으로써 신의 의지를 들어내는 도구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운명에 속박된 인물들인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왜 류가 참지않았나 그때 누나와 딸이 죽지 않았다면하는 안타까움은 부질없는 짓이다.이 작품은 신(박찬욱)이 창조한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부조리한 세상에서 파멸할 수 밖에 없는 혹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인물들에 관한 신의 보고서이기 때문이다.그러니까 애초에 우리들(관객)의 자리는 없는 것이다.그리고 이것을 역으로 뒤집어 현실과 대입하면 아마도 감독의 진의 더 확실해질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감독의 어떤 심정을 드러낸 작품임이 틀림없다.그리고 감독은 이 작품 속의 세상이 부조리한 만큼 우리나라도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돈과 자신이 속한 계급,그리고 그러한 이해관계 속에서 소위 소시민(이 작품에서는 착한 사람으로 표현됨)이라는 힘없는 약자들만 죽어나가기 때문이다.그리고 감독은 그런 세상에대해서 항변을 하고싶지만 도저히 합리적 이성적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대해서(아니 어쩌면 감독은 이 세상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신의 시선을 빌어 자기 나름대로 세상에 대해 심판을 가한 것일것이다.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영미의 동료들은 신(박찬욱)의 의지를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대행인(신의 분신)으로 마지막에 남은 동진(자기 못대로 행동한 인간들)을 심판하므로서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며 영화를 끝맺는다.

(총 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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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2002, Sympathy for Mr. Vengeance)
제작사 : 스튜디오박스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cjent.co.kr/mybok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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