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종문] 취화선 - 장승업의 그림 & 임권택의 영화.. 취화선
hpig51 2002-06-05 오전 2:34:55 1572   [1]
[서편제], [춘향뎐]에 이은 임권택 감독의 세번째 작품 [취화선].
( 임권택 감독이 100 여편의 영화를 만들었다지만,
  그중에서 달랑~ 3편 본 종문이. ^^;;; )
[서편제], [춘향뎐]은 종문이의 Worst Movie Group에 속한 영화들이었다. ㅡㅡv
좀처럼 보기 힘든 롱 테이크 기법, 판소리를 접합한 새로운 시도,
신인 배우의 과감한 등용, 한국 영화계의 대부라고 불릴만큼 유명한 감독의
작품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종문이는 " 이게 잘 만들었다는 영화야? ㅡㅡa " 라며
[서편제]와 [춘향뎐]을 무시(?)했었다.
그러나 [취화선]을 본 순간,
여태까지 감독에게 가졌던 실망과 무관심이 전부 사라졌음을 느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 해서
입을 다물수 없었고, 인물과 배경을 잡아내는 카메라 앵글과 조선 말기를 재현한
셋트장-소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취화선]의 숏컷 전환은
[서편제]의 롱 테이크 기법과 비교되어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기에,
그동안 낯설게 다가왔던 임권택 감독의 영화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 솔직히 종문이가 영화관에서 [서편제]와 [춘향뎐]을 봤을때,
  [서편제]는 지루함과 끊임없이 싸우고 있었고
  [춘향뎐]은 편한 마음으로 포기한채 잤다. ㅡㅡv
  평소 하지 않는 행동임을 생각해 볼때,
  분명 종문이는 두 작품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 세상이 뭐라하든.... 나는 나!! 장승업이오. "
[취화선]의 주인공 장승업이 어떤 인물인지 대표적으로 표현해주는 문장이다.
기존의 유명 화법을 베끼는 것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을 만들기 원하는 장승업.
하지만 그의 강한 자신감과 꿋꿋한 자아 의식은 자칫 독불장군형의 성격으로
오해받을수 있다. ( 왕의 어명조차 거부한채 궁궐을 뛰쳐나온 인물이니... ㅡㅡa )
" 나는 술하고 여자 없이는 붓을 들 힘조차 없는 사람이오. "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 없는 화가 장승업.
그런 무소유 가치관 때문에 병인 박해-갑신 정변-동학 농민 운동 등의 국난 속에서
별다른 피해없이 살아날수 있지 않았나 싶다.
술, 여자, 그림? 완전히 신선 놀음이군~!! ㅋㅋㅋ
" 야, 이놈아!! 꼴려야 그리지. 꼴리지도 않는데 그리냐? "
한푼 값어치도 되지 않는 도자기, 하지만 아무 욕심없이 만들었다는 매향의 설명.
그 말을 듣는 순간, 비로소 장승업은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게 된다.
그동안 살아왔던 그림들은 허무 자체였음을, 말 그대로 인생무상이었음을 한탄하며
그토록 원했던 ( = 진정 꼴린 상태에서 그리기 원했던 ) 그림과 함께
인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나온다.
( 매우 감동적인 장면이었지만,
  감독의 상상에서 비롯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 )

한 사람의 생애를 담아낸 영화의 작품성은 매우 뛰어나지만,
여기저기에서 부족한 부분이 엿보인다.
1. 여자, 술, 그림과 함께 했던 장승업의 인생에서
   여자 관계는 예상외로 소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그림은 당연히 많이 등장하고,
   술은 그림 그릴 때마다 마셨으니 역시 많이 등장하는데,
   여자는 관객이 유추할만한 몇개의 장면만으로 은근슬쩍(?) 표현한듯 했다.
2. 중요한 인물 - 매향, 김병문, 소운, 진홍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장승업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김병문과 매향 정도의 캐릭터라면
   장승업의 조력자로써 더 부각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3. [서편제]는 롱 테이크 기법때문에 지루하게 느꼈던 반면에,
   [취화선]은 숏컷 기법을 너무 남용(?)해서
   장면 전환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 혹시 필름 짜른거 아니야? " 라는 생각을 여러번 떠올릴 정도였으니...

[취화선]의 러닝 타임은 정확히 2시간.
하지만 지루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가 끝난뒤,
종문이는 " 벌써 2시간이 지난거야? " 라는 의아한 생각을 갖기도 했다.
[취화선]은 자세한 기록이 남지 않았던 화가 장승업을
영화속 인물로 부활시켰다는 점만으로도 찬사를 받을만 하다.
그렇기에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으리라.
하지만 [취화선]은 관객들의 대중적인 기호에서 벗어난듯 해서 아쉽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에 장승업의 모든 것을 담아낸 뛰어난 작품성은
인정하지만, 영화가 끝난뒤 " [취화선]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줄 것인가? " 라는
생각을 했을때 짧지 않은 망설임과 함께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재미없지 않다~!! 지루하지 않다~!! 난해하지 않다~!!
찬사를 보낼만큼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걸
망설였던 이유는 영화가 끝난뒤 느꼈던 왠지 모를 허망함,
혹시 장승업이 보여준 인생무상의 메세지 때문이었을까?
추천하고 싶지만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 [취화선].
만약 코미디와 액션 영화가 아닌 한 사람의 인생을 엿볼수 있는,
그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을 공감할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하루빨리 [취화선] 속의 장승업을 만나보기 바란다.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역시 최.민.식. ^^!
   [쉬리], [해피 엔드] 등의 작품을 통해 영화 배우로써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온 최민식. 작년 개봉한 [파이란]을 기점으로
   한국 영화계의 연기파 배우라는 인정을 받게 되었다.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여자 백란에게 연민을 가졌던
   [파이란]의 착한(?) 건달 강재는
   어느새 술과 여자와 그림을 벗삼아서 살아가는
   [취화선]의 천재 화가 장승업으로 부활했다.
   영화속 주인공을 마치 자기 자신처럼 표현하는 대사,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서
   " 최민식은 역시 뛰어난 배우다~!! " 라는 감탄사를 내뱉지 않을수 없었다.
   조연급 캐릭터들의 출연 비중이 너무 작아서 관객이 장승업의 일거수 일투족에
   더 많은 기대를 할수 밖에 없었음에도,
   최민식은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취화선]은 장승업의 신체를 되살린 감독 임권택과 장승업의 영혼을 되살린
   배우 최민식의 합동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 여기서 스탭 + 배우들의 수고와 노력을 빼고 말하면 섭하지. ^^a )

(총 0명 참여)
jhee65
배우 최민식의 합동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2010-08-12 10:36
1


취화선(2001, Strokes of Fire)
제작사 : 태흥영화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chihwaseon.com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93787 [취화선] 취화선-화가 장승업의 삶을 잘 담아내다 sch1109 13.04.24 944 0
65503 [취화선] 색채감이 살아있는.. (1) ehgmlrj 08.02.22 2584 4
60413 [취화선] 취화선 (1) cats70 07.11.04 2089 12
59663 [취화선] 최고의 영화! (2) remon2053 07.10.16 1831 3
55461 [취화선] 한국의 미를 잘 표현한 영화 (1) kpop20 07.07.30 1310 3
52017 [취화선] 이야기는 절연성있고 주제는 불특정해서 더 좋다 (1) mchh 07.05.16 1336 2
42912 [취화선] 불필요한 장면삽입이 상징성을 반감시킨 아쉬움이 남는 작 lkm8203 06.10.22 1460 6
19090 [취화선] 상상하게 만드는 힘. 멋졌다. amo99 04.03.11 1445 11
12517 [취화선] 손예진의 취화선 jjh21jjh 03.05.13 1572 3
10400 [취화선] 진짜~~ 강추인영화입니다. (1) merry41 03.01.27 1494 4
7458 [취화선] [취화선] 화룡점정이 아쉽도다~ (1) happyend 02.06.26 1358 3
7320 [취화선] 취화선을 봤지. (1) madein 02.06.13 1634 6
현재 [취화선] [종문] 취화선 - 장승업의 그림 & 임권택의 영화.. (1) hpig51 02.06.05 1572 1
7217 [취화선] 한국의 아름다움일거얌...^^ (1) wantjung 02.05.31 1422 1
7202 [취화선] 카메라감독이 상을 받아야... (3) cipha 02.05.29 1418 2
7180 [취화선] 칸에서 감독상을탔나? (1) amatourmc 02.05.27 1367 0
7162 [취화선] [취화선] 그림에 취한 .. 영화에 취한 .. (1) jungjinu 02.05.25 2053 11
7137 [취화선] [취화선]널 쏠수 밖에.. amidi 02.05.22 1607 6
7107 [취화선] 융합하기 힘든 장승업의 그림과 임권택의 열정 (1) themovier 02.05.20 1612 8
7083 [취화선] [취화선] - 스크린 속 가득한 아름다운 영상에 취화다... (1) ssaikolane 02.05.18 1577 3
7039 [취화선] 임권택 감독은 스크린에 영화를 그린다. (1) jhsue 02.05.14 1457 5
7022 [취화선] 영상은 뛰어나지만.. (3) katheryn 02.05.13 1781 6
7006 [취화선] 다 좋다는 평뿐이네요. ㅡㅡㅋ jinis11 02.05.12 1657 3
6996 [취화선] [수사]취화선: 자신만의 그림을 찾아.... (3) daegun78 02.05.11 1556 3
[취화선]    Re: [수사]취화선: 자신만의 그림을 찾아.... shyunya 02.05.21 1144 5
6939 [취화선] (수이니) 아름다운 영상과 뛰어난 화폭에 묻힌 장승업 (1) lee su in 02.05.09 1435 2
6922 [취화선] [취화선] 그저 두 눈의 즐거움만을 기대하고 가시게.. (2) anyes74 02.05.08 1898 6
6890 [취화선] [취화선 (醉畵仙)] 그림에 취한 신선, 강산에 취한 감독 hatguy 02.05.07 1482 2
6884 [취화선] 아~ 정말 강추다 강추!! (1) ghost031 02.05.07 1446 5
6883 [취화선] 무비스트 시사회를 통해 오늘 봤습니다. remmus 02.05.07 1202 1
6788 [취화선] <나비잠>[취화선]한폭의 동양화일뿐 그 이상은 없다! (3) nabigam 02.04.29 2051 7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