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부성애와 거친 액션. <나는 아빠다>의 가장 큰 원동력은 이 두 가지다. 그리고 김승우와 손병호는 이 원동력을 극에 옮기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김승우를 통해 부성애가 느껴져야 하는데 좀처럼 감정이입이 안 된다. 그냥 비리를 저지른 과거를 덮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악독한 형사의 모습만 보인다. 이런 아빠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김새론이 안타까울 정도다. 오히려 부성애는 한종식(김승우) 때문에 가족을 잃은 손병호에게서 느껴진다. 혹시 김승우의 ‘딸바보’ 모습을 기대했다면 바로 접는 게 좋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나는 아빠다>의 처음 시나리오는 ‘파괴된 남자’라는 제목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남자가 스스로를 파괴해나가는 내용이다. 이러한 무거운 이야기가 과연 부성애라는 따스한 가족애와 공존하기 쉬울까? <나는 아빠다>에는 그런 고민이 부재하다. 오직 딸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범죄 조직의 뒤를 봐주고, 무고한 시민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며, 딸 앞에서 사람까지 죽이는 남자의 비도덕적인 행동을 영화는 ‘아빠’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과연 관객들이 이런 주인공의 모습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캐릭터 설정부터 어긋난 영화는 비리형사를 둘러싼 복수극과 장기 기증에 얽힌 드라마까지 관습적인 수준으로 풀어내며 재미도 감동도 선사하지 못하고 있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선한 인상의 김승우, 악역 전문 손병호, 코미디계 대부 임하룡. <나는 아빠다>는 기존 배우들의 이미지를 180도 뒤엎었다. 김승우는 거칠고, 험악한 나쁜 아빠로, 손병호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착한 아빠로, 임하룡은 다소 어리바리한 경찰로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이들 배우들의 ‘반전’ 매력이 낯설긴 하지만 의외로 신선하다. 김승우, 손병호 등 두 아버지의 투박한 ‘부성’이 드러내지 않는 우리의 아버지를 연상시킨다. 다만 세련된 영상을 무수히 접한 젊은 관객들이 이 점을 느낄 진 물음표다. 또 <아저씨> <심장이 뛴다> 등과 유사하다는 ‘색안경’은 필요 없다. 분위기가 비슷하고, 소재가 같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그 두 영화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1년 4월 7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