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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와 시동생의 치명적 사랑
<중독> 세트 오픈식 현장 | 2002년 8월 1일 목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빙의(憑依).

구천을 떠도는 이름 모를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 살고 있는 것.”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사랑했던 여인이 남자 고등학생으로 환생했던 상황을 애절하게 연기했던 이병헌이 이번에는 자신의 몸에 형의 영혼이 빙의된 역할을 선택했다. 게다가 사랑의 대상인 형수는 이미연.

이것만으로도 궁금증과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영화 <중독>의 세트 오픈식이 7월 31일 경기도 마석 축령산 자연휴양림에서 열렸다. <중독>의 세트는, 한국 최고의 프로덕션 디자이너라고 평가되는 아트서비스 강승용 이사와 오상만 미술감독의 지휘 아래 나대지 600평 위에 제작비 2억 여 원을 들여 집, 공방, 차고 등의 건물이 세워졌고, 이것도 모자라 양수리 종합촬영소에도 세트를 짓고 있다. 특히 이 오픈세트의 특징은 각 공간이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카레이서인 대진(이병헌)의 차고, 가구 조각가인 호진(이얼)의 작업실, 은수(이미연)의 침실과 거실이 캐릭터의 성격 뿐만 아니라 출연 배우의 이미지까지 고려하여 세심하게 만들어졌다.

30년이 넘는 수령의 키 큰 전나무들을 배경으로 하여 제작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는 박영훈 감독, 배우 이병헌, 이미연, 박선영이 낮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자리하여 영화 <중독>에 푹 빠진 각자의 소감과 각오를 나누었다. <중독>에서 레이싱 도중 사고로 1년 동안 혼수상태에 있다가 깨어나는 역할의 이병헌은 몸무게 6kg을 감량하여 초췌하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눈빛을 보여주었고,‘설명이 필요없는 톱 연기자’이미연,‘수많은 주인공 제의를 물리치고 캐릭터에 반해 과감하게 조연을 선택한’박선영, 그리고 앞으로 한국 영화를‘손볼', 현장 경력 12년의 베테랑 신인 박영훈 감독 등은 차분하고 진지하며 자신감 있는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Q. 영화 <중독>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라면?
박영훈 감독 : 기존 한국 멜로 영화와는 컨셉부터가 차별성이 분명하다고 본다. <중독>에서 풀어나가는 사랑의 방식을 보면 관객들이 ‘이런 사랑도 있을 수 있겠구나’하고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치명적이고 지독한 이들의 사랑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랑도 사랑의 한 방식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만들어가는 스타일이나 연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기존의 멜로 영화와는 다를 것이다.

Q.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이병헌 : 먼저 ‘빙의’ 라는 것 자체가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도 아니고, 자세하게 알게 된 것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부터였다. 배우들이 가장 힘든 부분은 겪어보지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상상 속에서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 빙의가 된 이후에는 형(이얼)의 말투나 행동, 버릇 등을 따라해야 되니까 예전에 찍었던 이얼 씨의 연기를 다시 보면서 연구를 했다.
이미연 : 영혼은 실제 남편이고, 몸은 시동생인 이병헌씨와의 사랑을 연기하고 있다. 매번 작품에서 항상 어려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몰랐다. 한 씬에서 보통 이 씬을 어떻게 연기할까를 3가지 버전으로 생각해 오는 것 같다. 어떤 작품에 들어갔을 때 항상 나와 어떤 면이 닮아 있을까 하는 것을 찾아서인지는 몰라도… 물론 그 사람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야 사랑을 하겠지만 그 사람의 영혼, 정신세계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면서 실제로도 사람을 만난다. 그런 부분에서‘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열심히 하면서 촬영하고 있다.

Q. 두 주연배우의 베드씬이 있다고 하는데? 그리고 서로간의 연기호흡은 어땠는지?
이미연 : 관계가 관계인 만큼, 어쨌건 외모는 시동생의 모습이니까… 관계 자체에서 오는 사랑이기 때문에 베드씬에 사람들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다른 베드씬도 열심히 했던 것처럼 이번 베드씬도 이번 영화에 맞게 열심히 하겠다.(웃음) 이병헌씨와 <내 마음의 풍금>이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는 많은 분량을 같이 촬영하지는 못했었다. 이번 기회에 이병헌씨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그 때와 달라진 것은, 이병헌씨 몸값이 굉장히 올랐다는 것?(웃음) 그것 외에는 영화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나 배역에 몰입하는 모습은 그대로인 것 같다. 꽤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이병헌 : 이미연씨와 3년 만에 만났는데, 변한 점이라면… 이미연씨 몸값이 나 못지 않다는 것…(일동 웃음) 후반부에는 둘이 이끌어가는 부분이 많으니까 서로 많이 의지하고 대화도 하게 되어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서 그런지는 몰라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좋은 말벗이 생긴 것 같다.

<중독>을 처음 선택했을 때의 초심을 놓치지 않고 가겠다는 말로 앞으로의 각오를 다진 <중독>의 감독과 배우들. 남은 30퍼센트의 촬영이 끝나는 올 가을이면 아름다운 세트에서 결실을 맺은 한 영혼의 지독한 사랑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취재 : 구인영 / 촬영 : 신근원

1 )
loop1434
별로   
2010-05-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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