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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이하드보다 더 다이하드같은.. 화이트 하우스 다운
ldk209 2013-07-11 오후 4:21:45 923   [0]

 

최근 다이하드보다 더 다이하드같은.. ★★★☆

 

아마 올 여름 선보인 블록버스터 영화 중에 가장 운이 없는 영화라고 하면 단연코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아닐까 한다. 테러리스트가 백악관에 들어와 대통령을 인질로 잡는데, 우연히 백악관에 들어온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가 일당백으로 테러범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도 비슷하거니와 예고편을 봐도 헷갈릴 정도로 대동소이한 <백악관 최후의 날>이라는 영화가 <화이트 하우스 다운>에 바로 앞서 개봉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비슷한 설정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하게 됐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경우도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대게 이런 경우는 기획단계나 시나리오 작성 단계에서 핵심적인 설정이 유출되면서 벌어진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한다.

 

난 <백악관 최후의 날>은 기피했고,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전반적인 평가(전문가/일반 관객)가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좀 더 낫다는 의견이었고, <백악관 최후의 날>에 대규모로 등장한다는 북한 테러범들의 어설픈 한국말을 들어줄 용기가 나지 않았으며, 부침이 있기는 하지만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가 기본 재미는 주지 않았던가 하는 희미한 기억 때문이었다. <10,000BC>가 떠올랐다면 혹시 선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영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프간 파병군인 출신으로 현재 하원의장의 개인 경호를 맡고 있는 존 케일(채닝 테이텀)은 대통령(제이미 폭스)을 영웅처럼 생각하는 딸 에밀리 케일(조이 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대통령 경호실 요원 면접을 보지만 낙방하고, 딸과 함께 백악관 투어에 나서는 데 마침 테러집단이 백악관을 습격해 점령하고, 존은 대통령을 보호하고 딸을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바마를 연상시키는 흑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중동 평화안을 막고 거대 방위산업체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백악관을 점령한 미국 우파꼴통들을 무찌른다는 영화의 기본 골격에서 알 수 있듯이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시종일관 너무 노골적이다 싶을 정도로 미국 우파의 나쁜 점(!)을 내세우고, 그 반대편에서 민주당스러운 정의를 옹호하고 있다. 물론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를 정치 영화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는 건 너무 당연하다. 다만 그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오락영화의 적절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며,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투마로우>를 연상시키는 지점이 있다. 방위산업체와 보수정치인의 결탁, 그들의 이익을 위한 전쟁 분위기 획책이라는 대단한 무겁고 심오한 주제들이 영화에서 너무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그리고 일차원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런 점 때문에 이 영화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고 무시당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것과 별개로 분명히 이 영화의 오락적 측면은 의외로! 꽤 괜찮은 재미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백악관의 여기저기를 넘나들며 벌이는 액션도 괜찮고, 백악관 내의 숨겨진 공간들을 보여주는 것(진실이냐의 여부와는 별개로)도 흥미롭다. 서스펜스나 스릴을 자아내는 장치들도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편이며, 대부분의 액션을 도맡아하는 채닝 테이텀과 그 옆에서 보조자 역할을 수행하는 제이미 폭스의 조화와 협력도 좋은 편이고, 뜬금없는 유머도 이 영화에 독특한 색깔을 덧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분명 이 점에서 이 영화는 최근 개봉했던 <다이하드 : 굿 데이 투 다이>보다 더 <다이 하드>스러운 영화로 기억될 듯하다.(특히 테러범들이 채닝 테이텀의 딸을 인질로 삼아 협박하는 장면에선 <다이하드> 일편이 오버랩된다)

 

그럼에도 역시 나한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평화의 추진이 굴욕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미국 우파의 인식이었다. 이란과의 평화 협정은 그 동안 이란과 싸우면서 죽은 군인들의 피를 이란에 팔아넘기고 이란에 굴복하는 것, 미국의 자존심을 위해서 계속 이란과 전쟁을 벌어야 한다는 미국 보수우파의 주장, 이거 요즘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주장 아니던가? 그럼 앞으로도 계속 젊은이들의 피를 흘리는 것이 먼저 죽어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게 되는 것일까? 오히려 이들을 위로하고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평화가 정착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닌가? 미국 우파들의 주장엔 거대한 방위산업체의 이익이 걸려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보수세력의 주장엔 어떤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까?

 

※ 영화의 마지막, 백악관 테러 상황이 종료된 후 대통령을 노리는 또 한 번의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엔딩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편집했다고. 그래서인지 마지막 부분에 대통령이 너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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