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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의심 사이의 위태로운 줄다리기. 밤의 여왕
hychoi88 2013-10-12 오후 1:55:15 10625   [1]

결혼 전에는 두 눈을 뜨고, 결혼을 하고 난 뒤에는 한쪽 눈을 감아라.

  탈무드에서 말하는 결혼에 대한 격언이다. 이 말은 결혼 전에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인지, 성격이 좋은 사람인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 사람인지 잘 살펴봐야하지만 결혼 뒤에는 상대방의 사소한 단점과 문제점은 눈감아 주는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수십 년 동안 남이었던 사람이 사회적 필요와 제도적 여건으로 한 세트로 묶이는 것. 그것이 바로 결혼이다. 이 지점에서 부부관계에서는 이른바 끝장이라는 것이 도출되기 힘든 혈연관계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은 서로의 결점을 들추기 보다는 자신의 것인 양 덮어주는 센스, 그리고 지금 여기 내 옆에 있는 배우자의 모습만으로 만족하고 사랑할 수 있는 믿음이다. 하지만 내가 몰랐던 내 아내의, 내 남편의 다른 면을 보고 그것을 없던 일로 치부해버리는 대인배가 과연 얼마나 될까? 연애시절 두 눈을 크게 뜨고 봤던 단점들은 이해하기로 한다지만 두 눈으로 볼 때는 보이지도 않던 커다란 문제점이 결혼 뒤 한쪽 눈을 감은 뒤에야 터진다면? 심중팔구 수많은 이들이 떠져있는 한 쪽 눈앞에 현미경을 가져다대며 배우자의 과거를 해부하려 할 것이다.

  밤의 여왕이라는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로 영화의 서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수의 의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다. 김민정 같은 아내인데? 극중에선 요리실력, 외국어 실력을 겸비하고 시댁도 살뜰히 챙길 뿐만 아니라 남편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이기까지?이 판타스틱하고 뷰티풀한 결혼 생활에 의심이 끼어들 여지가 있을까? 초반에는 이 지점에서 다소 공감이 되지 않았으나 호기심으로 시작된 의심이 마침내 집착으로 변모하는 부분에서는 심히 몰입(?)이 되었다. 누구나 사랑하는 상대에게 집착해본 경험은 있기 마련이니까. 더욱이 안타까운 일은 집착 당시에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철썩 같이 믿는다는 거다. 이기적이게도.

   시사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이 영화를 만난 이후 들었던 생각은 영화가 매우 귀엽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초반부 몰아치는 로맨틱 코미디의 달달함과 중반부로 바통 터치 후 이어지는 김민정의 팔색조(?) 코미디는 상당히 즐길 만하다. 이제는 감초배우로 명확히 자리 잡은 이미도의 익살스러운 연기도 상당히 많은 웃음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다소의 아쉬움이 있다. 요지는 이해한다만 갈등상황을 풀어가는 솜씨가 상당부분 우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억지스러운 감이 있었고 전개도 조금 늘어지는 편이다.(스포일러가 들어갈 수 있어 이렇게 밖에 설명을 못하겠다는...)

  하지만 배우들의 매력이 상당하다. 찌질한 소심남을 연기한 천정명도 귀여웠고, 코믹연기를 펼친 이미도, 김기방, 김성은이 펼치는 코미디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김민정의 매력은 말 그대로 터진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영화작품 중에서는 음란서생 이후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로 남을 것 같다.

개봉되면 연인이나 가족끼리 모두 봐도 좋은 영화일 듯 합니다. 오랜만에 극장가서 박수치면서 웃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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