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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와 네오의 정체에 관한 소견 매트릭스 3: 레볼루션
otizen 2003-11-07 오전 1:37:15 2089   [12]

사실 1,2편만으로도 매트릭스와 현실세계의 '정체'에 대한 부분은 많이 드러나있다. 시온으로 대표되는 '현실세계'가 실제로 가상세계인 증거는 다음과 같다.

먼저, 1편에서 싸이퍼가 네오를 죽이려 할때 싸이퍼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에 그가 맞다면 여기에서 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절묘한 순간에 탱크가 뒤에서 나타나 싸이퍼를 해치운다. '그'는 시스템상에서 그렇게 죽지 않도록 예정되어있으므로 절묘한 위기탈출이 있었던 것이지 사후에 '억수로 재수좋았던 사람들중에서 그를 선발함'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2편에서 아키텍트는 네오에게 "매트릭스는 네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오래되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네오는 "그렇다면 아무도 몰랐거나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는 얘기로군"이라고 답한다. 즉, 모피어스 등 시온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매트릭스의 진실(=인간을 건전지로 만들기 위한 장치)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키텍트의 표현이 '기계들은 인간을 건전지로 만들려는게 아닌데 인간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다'는 심정을 얘기한 것은 아니다. 즉, 시온의 사람들의 움직임 자체가 그보다 한차원 높은 단계하에 있는 누군가의 관리하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작자들은 3편을 제작하면서 "3편에서는 우주론적인 문제를 다룬다"라고 말한다. 이것 역시 시온이 현실세계가 아니라는 증거이다. 왜냐하면 그말을 단지 3편은 장면이 엄청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주론적인 문제라면 당연히 다원우주론, 혹은 쌍둥이우주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시온의 정체는 무엇일까?

나의 생각으로는 시온은 일종의 탈출지역이다. 2편에서 아키텍트의 표현에 따르면 "인간은 선택권이 주어지면 시스템을 수용한다. 극소수의 인간들만이 수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별도로 관리되지 않으면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린다."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네오는 "시온을 말하는 것이군"이라고 답한다. 만약에 우리가 인간세계를 모방한 가상시스템을 만든다고 했을 때 관건은 그 가상시스템상의 프로그램들이 가상시스템인지를 몰라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상시스템인줄 알아차리는 순간 이미 그것은 인간세계의 모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해답은 '선택권'으로 표현되는 '자율의지'를 부여하는 것이다. 자율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시스템속의 프로그램들은 의심없이 자신이 존엄한 한 인간이라고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개체들은 여전히 존재하는데 이들을 모두 없애는 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 그것은 프로그래머로써 실패를 의미하는 동시에 결국은 시스템의 붕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불순분자'들에게는 "매트릭스는 가짜이고 시온은 진짜이다"라는 거짓정보를 흘려준다. 그러면 이들 불순분자들은 자신의 '자율의지'를 의심하지 않고 살아남게 된다.

스미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스미스는 마치 사탄과도 같은 존재이다. 혹은 중세시대의 타락한 성직자와도 같다. 신의 심부름을 받아서 인간들을 관리하는 역을 맡고 있지만 그 자신의 자율의지로 말미암아 신의 뜻과 어긋나는 존재이다. 사실 스미스는 1편의 마지막에 네오에게 분해당하기 전에 이미 자율의지로 시스템을 벗어난 행동을 보였었다. 모피어스를 고문하는 도중에 귀에서 플러그를 뽑은 것이 그것이다. 모피어스에게 자신의 진심("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을 털어놓으면서 다른 프로그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플러그를 뽑은 것이다. 네오에게 당한것은 반란에 있어 전혀 새로운 계기가 아니고 이미 있었던 가능성이 나타난 촉매였을 뿐이다. 이미 플러그를 뽑았던 전과가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스미스이다. 말하자면 반란의 예방자가 반란을 일으킨 것이 스미스이다.

네오의 정체는 무엇인가?

네오는 시스템이 자체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찾아낸 해답이다.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보호자(요원등의 프로그램)에게 큰 힘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때 더 큰 힘을 주면 줄수록 동시에 보호자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것은 거꾸로 시스템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따라서 '반란에 대한 무력진압'이라는 등식은 자체모순이 있는 방어책일 수밖에 없다. 결국 해결책은 '막강한 힘'과 함께 '자신의 자율의지를 억제할 수 있는 희생정신'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희생정신은 그 자체로 비논리적일 수밖에 없다. 2편에서 아키텍트는 네오에게 '시온의 인류들'과 '트리니티의 생명'이라는 선택상황을 제시한다. 그리고 "너에게 비논리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너는 이전 '그'들과는 다르게 사랑이라는 경험을 제공받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수만명의 사람들보다 트리니티를 구하는) 네오의 비논리적인 반응은 이미 아키텍트에 의해 정확하게 설명되었다. 그리고 이런 네오의 경험과 비논리적인 반응은 향후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자기희생을 보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네오이전의 '그'들은 이런 비논리적인 경험을 하지 못했기에 '자기희생'을 보여줄 수 없었고 그때마다 시스템은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네오의 자기희생은 자주 지적되고 있듯이 예수님의 희생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신이 불순한 세계를 정화하기 위해서 홍수를 보내고 불벼락을 일으키고 한 것은 그 자체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인간세계의 특정집단에게 강력한 힘을 주어서 강압통치를 하도록 하는 것 역시 자체모순이 있는 방식이며 세계창조의 본의와 어긋나는 것이다. 결국 신은 예수님을 통해서 인간세계에 자기희생의 모범을 보이고 다시 홍수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인간세계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답을 찾아낸 것이다.

매트릭스와 시온을 창조하고 이를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절대자의 시각에서 볼때 네오가 보여준 자기희생이라는 해답은 아마 썩 마음에 들었을 것임에 틀림없고 매트릭스와 시온의 세계는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다. 에필로그가 있다면 말이다.


(총 0명 참여)
네오의 정체에 대한 설명이 맘에 드네여.. 제 미니홈피에 퍼갈께여~! ^-^   
2003-11-10 12:32
대단합니다..^^   
2003-11-09 13:12
좋군요.   
2003-11-07 04:57
여태것 본 글중 최고의 해석이라 생각.. 다른 해석 글도 있나 봐야겠음..   
2003-11-07 04:40
1


매트릭스 3: 레볼루션(2003, The Matrix Revolutions)
제작사 : Village Roadshow Entertainment, Warner Bro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hatisthematrix.warnerbros.com/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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