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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3]<도망자>속편들의 허세가 싫다. 터미네이터 3 : 라이즈 오브 더 머신
tillus 2003-07-27 오후 4:32:31 845   [0]
 전작들의 명성에 힘입어 속편들이 줄지어 등장하는 올 여름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대체로 전편만 못하다는 평들이 지배적이다. 이유도 그럴 것이 전편들이 스펙타클함과 더불어 보여줬던 특유의 메시지들을 제대로 살려냈어야 하는데, 액션의 스펙타클함은 전편을 능가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외의 다른 것들은 너무 허무맹랑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형만한 아우는 없다고 하지만, 올해 등장한 속편들을 보고 있노라면(예년의 속편들도 마찬가지지만) 눈요기 거리에만 충당했을 뿐, 그 영화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못내 지겨워지기만 했다.(<엑스맨2>는 예외였다고 괜시리 짚고 넘어가고 싶다.)
 무려 12년 만에 속편을 등장시키는 <터미네이터3>가 이 분위기를 관철시켜줄 거라 (굳게?!)믿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버린 격이었다. 제임스 카메론이 메가폰을 잡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머신>을 터미네이터 시리즈 중 한편이라고 인정하고 싶지가 않을 정도였다.


 왜 터미네이터를 여성으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그 여성 터미네이터.. 보는 내내 불쌍하기만 했다. 아무리 로봇이고, 힘도 무지막지하게 쌔고, 강하다고는 하지만, 여느 모델 못지않게 쭉 빠진 몸매로, 근육이 그야말로 우락부락한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격투를 하는 모습 중 아놀드에게 얻어터지는 장면에서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는 것이다. 얼굴이라도 못생기거나 매섭게 (또는 재수 없게) 생겼다면 별로 큰 상관은 없겠지만, 2시간 내내 무표정으로 있는 다고해도 웬만한 영화배우 뺨칠 정도로 반반하게 생긴 그녀에게 (이기라고?!)동정표를 던져주고 싶을 정도였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생각보다 늙지 않아 보였다는 것이 다행스러웠지만, 악역을 맡은 여성 터미네이터 크리스티나 로켄의 연기에서 악기가 느껴지는 카리스마가 제대로 묻어나지 못했다. 아니, 잘 묻어났다 하더라도 <터미네이터2>의 T-1000을 연기한 로버트 페트릭을 뛰어넘지 못했다면 비교가 아니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연기가 잘한 듯 보인다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겠다.
 성인이 된 존 커너의 모습을 관객들은 영화보기 전 어떻게 예상했을까?! 혼자만의 착각이었을까?! 잘생긴 외모에 늘씬한 키와 더불어 12년 전 보다 훨씬 더 잘나가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의 모습이 서울역의 노숙자 저리가라 할 정도로 초췌하게 등장하는 모습에서 최초의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 모습이 12년 전에서 자란 모습이 아닌, 이름만 같고, 완전 다른 인물처럼 비춰졌다. 그때는 그래도 (비록 나쁜 짓일지언정)뭐든지 열심히 해보려는 의지가 보였었는데, 그사이 무슨 사건사고를 얼마나 겪었는지 그 의지력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폐인으로 돌변해 등장한 그의 모습에서 전편에서의 매력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린다 해밀턴의 공백도 생각보다 매우 컸다. 그 공간을 케이트 부르스터의 클레어 데인즈가 대신하기엔 그녀는 너무 연약하고, 그렇다고 로봇과 대항할 만한 다른 무언가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저 미래에 존 커너와 동거동락 할 사이일 뿐이었다.

 더 이상 건물 부셔버리기만 하는 액션은 진부하고 식상할 뿐이었다. 전편에서의 그 속도감, 그 박진감, 그 스릴감은 그저 대형트럭들 서로 나눠 타고, 도로옆 건물 부셔버리기에만 급급한 맥 빠진 액션으로 탈바꿈 되었을 뿐이다. 가끔씩 눈에 띄는 장면은 있었지만, 대부분 전편의 액션장면들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뿐이었다.
 가끔씩 등장하는 코믹한 장면들은 의외의 웃음을 유발시키기도 했으나 이런 암울한 미래상을 그린 영화에서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싫어지기도 했다. 전편만큼의 감동을 주진 못할지언정 쓸데없어 보이는 코믹한 장면들을 삽입해 그나마 가지고 있던 긴장감을 완전 와해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정말 속편들의 허세가 눈꼴 시렵도록 싫다. 전작들의 명성에 누가되지 않을 만큼 신중을 기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영화의 메시지가 이토록 오버의 길을 타야 하느냐 말이다. 꼭 감독 자신이 이 세상의 신이 된 모양 철학을 멋대로 만들어 부풀려버리고, 미래의 모습을 이기스럽게 단정지어버리고 창의적으로 모방을 빗대야 할 그 뒷얘기(속편)마저 마음대로 예고하는 모습에선 정말이지 치가 떨리고 밥맛이 떨어질 정도다.


 이 모든 것들이 기대가 컸던 결과일수도 있다. 그런데 12년간의 기다림을 과연 어느 누구가 기대를 전혀 안했단 말인가?! 오래전에 <브레이크 다운>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며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을 기억 속에 심었지만, 이젠 그 기억을 잊어버리고 싶다. 이런 경솔하고 오만한 모습만 잔뜩 보여주는 사람이라 다시금 기억되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메론에게 <터미네이터3>를 다시 맡길 수는 없을까?! 이번 일은 그냥 없던 일로 덮어두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방법은 없을까?! 영화가 끝나고 이런 생각들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어쩌면 이런 말을 일삼는 내 자신이 더 경솔한 행동일지 모르겠다. 허나 분명한 건 이건 어디까지나 좀더 잘 만들고 좋은 영화를 접하고 싶은 소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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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3 :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 Terminator III : Rise of the Machines)
제작사 : Village Roadshow Entertainment, Intermedia, Toho-Towa, C-2 Pictures, VCL Communications GmbH, Pacific Western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t-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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