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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명품 막장드라마 <하녀>
하녀 | 2010년 5월 4일 화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이창동 감독의 <시>와 함께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3일 오후 2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공개됐다. <하녀>는 고(故) 김기영 감독의 1960년대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 여자가 상류층 가정의 하녀로 들어가 주인 남자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원작 <하녀>가 마틴 스콜세지의 지원으로 디지털 복원됐다는 점과 전도연의 출산 후 첫 연기 복귀작이라는 점 외에도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데뷔한 윤여정이 가세했다는 점에서 촬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하녀>보다 먼저 공개된 <하하하>와 <시>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는 것도 <하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그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이 날 시사회 현장에는 많은 영화인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처녀들의 저녁식사> <눈물> <바람난 가족> 등에서 수위 높은 베드신을 선보였던 임상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배우들의 노출 수위에도 많은 이목이 집중됐는데, 알려진 것 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었다. 반면 영화 내적인 평가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나뉘는 분위기였다.

● 한마디

일단, 김기영 감독의 원작은 잊는 편이 낫겠다. 임상수 감독에 의해 부활한 <하녀>는 에로틱 서스펜스로 시작해 블랙코미디를 지나 질펀한 ‘굿판’으로 막을 내리는, 흡사 여러 가지 맛의 31아이스크림 같은 영화다. 그래서 먹는 재미는 있는데, 선호하는 맛을 깊게 음미하기에는 혀 끝에 엉킨 향이 넘친다. 화려한 외양에 환호하다가, 속았나 싶다가, 다시 좋았다가 어찌됐든 오묘하다. 이러한 다양한 맛이 “진지하지만 상업성 있는 영화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에는 충분히 복무하니, (감독 개인에게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리메이크 작은 아니다. 문제는 이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하는 것인데, 호불호가 나뉘는 작품을 많이 만들어 왔던 임상수 감독은 아무래도 또 한 번 아군과 적군을 동시에 맞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하녀>는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서스펜스 영화에 가깝다고 해도 좋을 만큼 긴장감이 넘쳐흐른다. 원작을 바탕으로 한 리메이크 영화에는 대개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녀>의 경우는 다르다. 각색이란 이렇게 하는 거구나, 관객을 향해 기분 좋은 뒤통수를 날린다. 박장대소할 부분은 없어도 낄낄거릴 장면은 파다하다. 원작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기 색깔을 가미한 임상수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깊이를 보여준다. 없는 자에게는 한없이 불친절한 세상, 가진 자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을 한없이 차갑게 묘사한다. 인물들을 비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떠받들지도 않으면서 감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에 싱싱한 탄력을 불어넣었다. ‘역시 임상수'’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관객의 심리를 자극하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맥스무비 김규한 기자)

임상수의 <하녀>는 마치 김기영의 <하녀>를 희롱하듯 완성된 작품이다. 서스펜스가 완전히 탈색된 가운데 서구적인 디자인의 저택 내에서 과장된 연극적 제스처와 표정으로 일관하는 인물들의 행위는 온전히 제 정신이 아닌 블랙코미디의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서 리메이크라는 의미는 일종의 농담에 가깝다. 임상수는 단지 <하녀>를 수단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하나 추가했을 뿐이다. 고로 임상수의 <하녀>를 두고 리메이크의 완성도를 논하는 건 딱히 의미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류층 사회의 천박함으로 무장된 악의적 조롱에 가까운 <하녀>는 모든 시퀀스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까지 임상수의 손에 놀아나는 것처럼 완성됐다. 김기영의 <하녀>가 욕망의 시대를 그리는 작품이라면 임상수의 <하녀>는 욕망이 뭔지도 모르는 껍데기들의 난장과 같다. <하녀>에 호의를 표할 수 없지만 이것이 어떤 의미가 없는 작품이라 말할 수도 없다. 결국은 임상수의 의도를 존중할 수 있느냐, 에 따라 관람의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말부의 난장판은 임상수의 의도를 관통하는, 인상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하녀>는 진심을 겨냥한 과녁이라기 보단 끝없는 희롱처럼 보인다. 그것이 조금 불쾌하다. 원작에 대한 리메이크적 의미를 벗어던진다 해도 말이다.
(beyond 민용준 기자)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기본적으로 故 김기영 감독의 <하녀>와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영화는 집안에서 상류층 부부와 하녀간에 펼쳐지는 치정극을 바탕으로 점점 농밀한 에로틱장면을 보여준다.(기대했던 이정재와 전도연의 배드신은 영상적인 다소 약하다.) 그러나 영화의 종반부를 넘어가면서 감독은 스릴러보다는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블랙코미디로 들춰낸다. 영화의 결말부에 훈(이정재)의 가족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들이미는 은이(전도연)의 모습은 공포감을 주기 보다는 시니컬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감독은 원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현 사회를 향한 냉소적인 비수를 꽂는다. 故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자신만의 색깔로 덧칠한 임상수 감독의 각색은 좋은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스릴러 형식으로 인간의 추악한 이면을 드러낸 원작의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긴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현대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난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감정은 속으로 삼키고 외양은 더욱 화려해진 리메이크다. 광기로 가득했던 김기영 감독의 <하녀>와는 성격부터가 다르기에 원작과의 비교는 무의미해 보인다. 오프닝 신에서도 엿보이듯 영화는 성별, 세대, 계급의 차이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속내를 담아내고자 한다. 서로 다른 욕망 속에서 갈등을 겪는 여인들과 그들의 중심에 놓인 한 남자의 관계는 흥미롭지만, 지나치게 화려한 영화의 겉모습은 인물의 심리상태를 희석시키는 감이 없지 않다. 원작의 광기어린 서스펜스 대신 원작의 설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초점을 둔, 매끈하지만 건조하게 재탄생한 리메이크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5월 4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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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tain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평론가들의 친절!   
2010-05-04 17:04
jazzmani
건드리기엔 너무 대단한 원작..   
2010-05-04 16:15
bjmaximus
다양한 평이네.   
2010-05-04 14:29
ffoy
움,,, 역시 감독의 능수능란함이 호불호를 갈리게 하는군요. 그래도 평이 혹평일색일까 걱정했는데, 흥미롭네요;   
2010-05-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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