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선정, 2010년 영화계 총 결산
2010년 결산 | 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 대상작들은 2010년 1월 1일부터 12월 16일까지 국내에 개봉된 영화들을 기준으로 합니다.

BEST FILM

<옥희의 영화>
홍상수 | 문성근, 이선균, 정유미

무비스트는 2010년 최고의 영화로 <옥희의 영화>를 선택했다. 리뷰 당시 평점 8점을 줬지만, 영화를 반복해서 봄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더 많은 영화였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였다. <옥희의 영화>는 4개의 단편이 모여 하나의 장편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이 4가지 이야기는 각기 다른 스토리를 지니고 있지만, 각기 다른 스토리를 하나로 합쳐도 또 이야기가 된다. 4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시제와 캐릭터는 이야기로부터 자유롭다. 한 배우가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그 캐릭터는 각기 다른 인물일 수도 있고 시대를 달리한 동일 인물일 수도 있다.

이야기는 각각의 단편으로도 재미 요소가 있지만 단편을 합쳐놓은 하나의 장편으로도 완성도가 높다. 특히 <옥희의 영화>는 배우들과 4명의 스탭으로만 작업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상업적인 제작 시스템에서 벗어나 오롯이 감독의 의지대로 작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 물론 같은 해 개봉한 <하하하>와 비교해 어느 것이 더 홍상수스럽냐고 묻는다면 의견이 나뉠 수도 있지만, <옥희의 영화>는 홍상수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독특한 시도와 낯선 구조로 영화를 해체하고 다시 조합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또 배우들의 기용에서도 지금까지의 기준을 완전히 뒤엎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옥희의 영화>는 영화적 문법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도이며 그러한 독창적인 만듦새에도 불구하고 감독 자신의 색깔과 초지일관한 스타일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무비스트는 올해 영화를 정리하면서 총 10편의 영화를 놓고 머리를 싸맸다. 특히 최고의 영화를 선정하는데 가장 치열한 얘기들이 오갔다. <옥희의 영화>가 베스트로 뽑혔지만, 안타깝게 후보에만 머문 9편의 영화들도 충분한 거론 대상이다. 특히 <시>와 <인셉션>이 마지막까지 <옥희의 영화>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물론 세 편의 영화 모두 대단한 작품들이다. 굳이 한 편을 뽑아보자는 형식적인 이유로 <옥희의 영화>가 선정됐지만, 이 영화들에 순위 나누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나머지 7편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지지를 덜 받은 영화도 있지만, 350편이 넘는 개봉작 중에서 무비스트가 선정한 톱10의 영화인만큼 아직 보지 못했다면 차후에라도 관람의 기회가 있길 바란다.

이창동 감독의 대가다운 면모와 윤정희의 연기가 만난 <시>, 모든 영화 블로거들이 영화의 구조를 분석하고 이야기를 해석하기 위해 난리법석을 떨게 했던 <인셉션>은 역시 대단했다. 흥행에선 재미를 못 봤지만 연출과 각본의 앙상블을 이룬 <유령작가> 역시 좋은 기억이다. 감성과 이성을 모두 자극한 담백한 영화 <인 디 에어>, 연출과 각본, 연기는 물론 현실 사회를 보는 냉정한 시선까지 갖춘 <부당거래> 역시 좋았다.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발견이라 할 만하고, <어둠의 아이들>은 모두가 보고 가슴에 큰 돌덩이를 짊어져야 할 영화였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쥬커버그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소셜 네트워크>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졌고, 아카데미가 인정한 <허트 로커>는 무비스트도 인정했다. 한 해의 영화를 정리하면서 단 10편에 대한 얘기만 짤막하게 하고 지나간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어불성설하고 있는 동안에도 새로운 영화는 개봉하고 또 내리고 있으니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간다.(김도형 기자)

BEST ACTOR

<밀크> 숀 펜

작년 오스카 시상자로 나온 로버트 드니로가 말했다. “어떻게 지금까지 이성애자 역할을 그렇게 잘 해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밀크>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숀 펜을 두고 한 말이다. 로버트 드니로의 그 발언에 무비스트가 지지를 보낸다. 무비스트가 선정한 2010년 최고의 남자 배우는 <밀크>의 숀 펜이다.(<밀크>는 2009년 작품이지만, 국내 개봉이 1년 미뤄지면서 2010년 후보에 오르게 됐다.)

<밀크>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의회 의원이 된 하비 밀크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숀 펜은 곧 하비 밀크였고, 하비 밀크가 곧 숀 펜이었다. 숀 펜은 하비 밀크의 지인들은 물론, 밀크를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실제 밀크가 살아 돌아 온 듯한 기이한 경험을 제공한다. 밀크의 여성적인 성적 취향에서부터 특유의 뉴욕 악센트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낸 숀 펜의 연기는, 배우가 영화의 완성도에 기여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다름 아니다. <미스틱 리버> <아이 엠 샘> <데드 맨 워킹> 등 매 작품마다 180도 변신하는 숀 펜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배우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밖에는 설명 할 수 없는 숀 펜에게 무한 애정과 함께 올해의 남우주연상을 보내는 바이다.
숀 펜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후보는 <부당거래>의 류승범과 <아저씨>의 원빈이었다. <부당거래>는 ‘류승범만이 할 수 있는 연기란 이런 것’임을 보여준 작품이다. 류승범은 극과 극의 심리를 오가는 검사 주양을 맡아, 깨알 같은 웃음과 소름 돋는 오싹함을 동시에 선보였다. 다만, 올해 <용서는 없다>에서 용서할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이고, <방자전>에서는 송새벽의 존재감에 밀렸던 점이 그의 남우주연상 수상에 장애물로 작용했다. <아저씨>의 원빈은 ‘비주얼도 연기력의 중요한 부분’임을 온 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꽃미남 스타로서의 가치는 훼손하지 않으면서 연기 보폭을 넓힌 점은, ‘잘 생긴 외모가 걸림돌로 작용’했던(혹은 ‘할’) 미남 배우들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선례이기도 하다.

<더 로드>에서 뜨거운 부성을 보여준 비고 모텐슨 역시 놓치기 아까운 후보였다. 굶주림에 지친 몸을 표현하기 위해 20Kg을 감량한 비고 모텐슨을 보고 있자면, 뼈마디에 찬바람이 슝슝 들어오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비고 모텐슨 최고의 적은 비고 모텐슨 자신이었다. 그가 <더 로드>에서 선보인 연기가 전작 <폭력의 역사> <이스턴 프라미스>만큼 인상적이었는가 하는 의문에서 그의 수상은 좌절됐다. <이끼>의 정재영과 <내 깡패 같은 애인>의 박중훈 역시 무비스트가 관심을 가진 후보다. <이끼> 캐스팅 발표 당시, 원작 팬들로부터 가장 강한 반대에 부딪혔던 정재영은 천용덕 이장의 칼칼한 카리스마를 능구렁이처럼 소화하며 논란을 잠재웠고, 박중훈은 능수능란한 연기와 짙은 페이소스로 베테랑 배우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찌질한 동시에 사랑스럽고, 궁상맞은 동시에 로맨틱한 남자로 분한 <500일의 썸머>의 조셉 고든-레빗도 잊을 수 없는 배우다. 특히 그는 <인셉션>을 통해 대중성도 겸비한 배우임을 증명해 보였는데, 그가 할리우드 정상에 깃발을 꽂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이 밖에 <인 디 에어>를 통해 짐싸기의 달인으로 등극한 조지 클루니, ‘전쟁에 상처받은 인간’을 탁월하게 소화해낸 <허트 로커>의 제레미 레너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셔터 아일랜드>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아직도 그를 꽃미남 배우로만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까.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무비스트가 주목한 올해의 후보다. (정시우 기자)

BEST ACTRESS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서영희

고생 끝에 낙이 왔다. 무비스트가 선정한 2010년 최고의 여배우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서영희다. 올해 개봉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매일 가족에게 핍박받던 한 여자가 딸이 죽은 뒤 복수를 감행한다는 이야기다. 이번 영화에서 서영희는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시어머니에게 구박받으며, 억울하게 딸까지 잃은 박복한 여자 김복남 역을 맡았다.

주연 보다는 조연으로 관객을 만났던 그가 김복남이란 캐릭터를 맡은 건 운명이 아닐까? 2002년 박찬옥 감독의 영화 <질투는 나의 힘>으로 데뷔한 서영희는 <궁녀>에서 비밀을 간직한 채 죽은 월령, <추격자>에서 끝내 죽음을 면하지 못하는 미진 역 등 8년 동안 꾸준히 영화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한게 사실. 그동안 쌓여온 설움을 되갚는 것처럼 그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김복남은 여자가 봐도 불편할 정도로 온갖 핍박을 받는다. 그러던 그가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그동안 응어리진 한을 낫질로 푼다. 서영희는 한없이 순박한 시골 아낙에서 잔인한 살인마로 변하는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하면서도 보는이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한으로 점철된 낫질은 핏물 가득한 공포의 순간을 맛보게 하는 동시에 뒤끝이 개운한 느낌을 전한다. 무비스트와 한 인터뷰 중에서 “여자의 시점에서 그려진 영화를 만나기가 어렵다”라는 말처럼 그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제 조연이 아닌 주연의 자리에서 보여줄 서영희의 연기를 기대해 본다.
결과적으로 서영희가 최고의 여배우로 선정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모두 다 상을 줘도 아깝지 않은 만큼의 연기력을 보여준 여배우들이 많았다. 이중 <사랑은 너무 복잡해>의 메릴 스트립은 서영희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연출한 <사랑은 너무 복잡해>에서 그는 노년의 사랑이야기를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유쾌하게 보여줬다. 특히 이혼한 후 다른 여자의 남자가 된 전 남편과 실수로 바람을 피우고, 동시에 새로운 남자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는 주인공 제인 역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이밖에도 많은 여배우들이 후보에 올랐다. 먼저 메릴 스트립처럼 노년의 나이에 걸맞은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여배우들이 눈에 띠었다. 올해 멋진 연기로 스크린에 귀환한 <시>의 윤정희, 영국 여왕에서 톨스토이의 악처 소피아로 변신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의 헬렌 미렌, 그리고 ‘아더매치(아니꼽고, 더럽고, 매스껍고, 치사하고)를 외치며 주연에 버금가는 조연 연기를 보여준 <하녀>의 윤여정까지 노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어 새로운 소설을 쓰기 위해 광기어린 모습까지 보여준 <베스트셀러>의 엄정화, 믿음과 가족의 소중함으로 버림받은 소년에게 행복을 가르쳤던 <블라인드 사이드>의 산드라 블록,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공기인형을 연기한 배두나까지 세 배우들은 각각의 영화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롤러더비’를 통해 자신의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위핏>의 엘렌 페이지와 <어톤먼트>에 이어 아픔을 간직한 소녀의 모습을 잘 보여준 <러블리 본즈>의 시얼샤 로넌은 앞으로 두각을 펼칠 새로운 여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한규 기자)

2010년 객관적인 발견, 이 영화 대단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로맨스 영화 <500일의 썸머>
기존의 로맨스 영화들은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결국 사랑에 골인하는 스크루볼 코미디 스타일이 태반이었다. 허나 <500일의 썸머>는 달랐다.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도,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방법도, 캐릭터도, 마무리도, 느낌도 달랐다. 우리가 기다리던 새로운 감성의 로맨스 영화가 2010년에 등장했다.

올해의 3D 입체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아바타> 덕분에 기대치만 잔뜩 올라간 3D 입체영화 시장. 실망을 안겨준 작품도 많았지만 <드래곤 길들이기>는 감히 2010년을 대표하는 3D 입체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하늘을 날으는 장면을 중심으로 한 높은 입체감, CG 그래픽이 보여줄 수 있는 궁극의 효과는 물론 이야기의 재미도 놓치지 않는 연출이 훌륭하다.

교과서적인 시리즈의 엔딩 <토이 스토리 3>
이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다들 울었을 것이다. 1995년에 개봉한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15년이 지난 후에야 그 마지막을 장식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다. 군더더기 없이 말끔한 시리즈의 엔딩으로 행복한 시간을 선물했으니까 말이다. 시리즈는 끝났지만 우디와 친구들은 모두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액션 비주얼과 원빈의 재발견 <아저씨>
<아저씨>는 2010년 하반기를 대표하는 한국영화다. 그와 함께 원빈이라는 배우 자체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원래 자신보다 나이 많은 캐릭터였던 ‘아저씨’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와 함께 액션 비주얼을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어낸 제작진의 성과에도 박수를 보낸다.

올해의 팔방미인 <위핏>의 드류 베리 모어
‘신은 공평하지 않다’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해야 한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자, 영화 제작자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드류 베리모어가 <위핏>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런데, 그 변신이 상당히 성공적이다. 청년백수 수두룩한 시대에 할 것 많아 좋겠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베리드> <불청객> <토이 스토리 3> <아저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베리드> <불청객> <토이 스토리 3> <아저씨>
전국 막장교실에 강추 <클래스>
학생이 선생님에게 ‘포주’라고 대든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나가요 아가씨’라고 반격한다? 교권이 추락하고 학생인권이 달나라로 간 건, 프랑스도 우리와 다름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학교 영화들이 (대안 없이)희망의 구호를 외칠 때, <클래스>는 비정하지만 정직한 현실과 대면한다. 전국 ‘막장교실’에 ‘강추’하고 싶은 영화다.

송새벽의 등장 <방자전>
그야말로 올해의 발견이다. <마더>에서 시작된 그의 ‘미친 연기’는 올해 <방자전>에서 만개했다. 그리고 <해결사> <시라노; 연애조작단> <부당거래>로 이어진 안타. 그의 ‘미친 짓’은 내년에 개봉하는 그의 첫 주연작 <위험한 상견례>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의 시퀀스 <이층의 악당>
<이층의 악당>에는 올해의 명장면이라고 해도 아깝지 않을 장면이 나온다. 바로 한석규의 지하창고 탈출 장면. 이 장면은 집 내부 세트와 인물들의 동선을 치밀하게 계산해 적절한 상황과 접목시킨 그야 말로 머리 좀 쓴 장면이다. 능청스러운 배우들의 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독보적인 독립영화 <불청객>
공부를 할 때만 창의력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영화를 만들 때 더욱더 필요하다. 단 돈 2,000만원으로 만든 SF 영화 <불청객>은 독립영화의 새로운 장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SF 영상이 조악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놀라운 사실 아닌가. 이응일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상상만 했던 독특한 시도 <베리드>
한 공간과 한 인물로만 장편 영화를 만든다? 그것도 할리우드에서? 그러면서도 관객과 배우를 일치시켜 시종일관 긴장을 갖게 한다? 불가능했던 시나리오는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보지 않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시도가 <베리드>에 있다. 반드시 극장에서 확인해야만 한다.

2010년의 주관적인 시선, 이 영화 언급하고 가자

장애인의 성과 사랑 <미 투>
장애인도 사랑을 나눌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스페인 영화 <미 투>는 꽤나 유쾌하다. 다소 심각한 소재일 수 있는 장애인의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로맨틱 코미디로 포장했다. 허나 그 웃음 뒤에는 장애인들이 보통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계속 언급한다.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한 거라고.

2D 애니메이션의 선전 <공주와 개구리> <마루 밑 아리에티>
개인적으로 2D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디즈니의 <공주와 개구리>, 지브리의 <마루 밑 아리에티>의 개봉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었다. 요즘 3D 애니메이션이 범람하는 시대에 두 영화가 개봉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면서 앞으로도 2D 애니메이션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기타노 키이가 좋다 <하프웨이>
한 순간에 매료당했다. 귀여운 외모에 당찬 성격. 사랑에 대해서 모르는 철부지 같은 평범한 여고생의 느낌을 이렇게 잘 표현하다니.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기타노 키이는 단연 올해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중에서 찾은 새로운 얼굴이다. 꾸준히 영화에서 보자고, 일본 여동생.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레인보우> <악마를 보았다> <하프웨이> <인셉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레인보우> <악마를 보았다> <하프웨이> <인셉션>
이런 영화는 이제 그만 <내 남자의 순이>, 올해의 실패작 <무적자>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한 숨을 쉰 적이 있을까? <내 남자의 순이>를 관람하는 동안 왜 계속해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반문을 했었다. <무적자> 또한 <영웅본색>의 리메이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관객들에게 실패작으로 기억됐다. 제발 내년에는 이런 작품을 안 나왔으면.

우리나라의 상황이 잘 녹아들었다 <악마를 보았다>
사실 이 영화를 영화적으로만 본다면 불편하다. 잔혹한 살인마가 나오고, 그에 대한 복수가 더욱 잔혹하게 이뤄진다. 분명 호불호가 나뉠 영화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일의 영화가 먹힌 건 요즘 사회가 지닌 더욱 잔혹한 광기 탓이다. 불편해도 이것이 현재 우리의 상황이다. 피할 수 없다.

밀당의 지존 <이클립스>
‘벨라’라 읽고, ‘밀당의 지존’이라 읽는다. 늑대인간 제이콥과 뱀파이어 에드워드를 들었다 놨다 하는 벨라는 진정한 연애 고수다. 그녀에게 얻어야 할 교훈은 이런 여자 만나면 벙어리 냉가슴 앓기 십상이라는 거. 남자들이여, 얼굴 예쁜 게 다가 아니다. 제발 철 좀 들기를!

번역의 중요성 <검우강호> <인셉션>
정통 무협영화 <검우강호>가 한순간 코미디가 된 건, 번역 때문이다. 악당 우두머리가 달마의 유해를 얻으려 눈에 불을 켠 이유가, “내가 고자라니”였다니. 그 많은 단어 중에 하필이면 인터넷 유행어였던 단어를 사용한 번역가는 <검우강호>의 지능적 안티가 분명하다. <인셉션>에서 디카프리오의 장인을 아버지로 둔갑시킨 번역의 실수도 크리스토퍼 놀란이 알면 놀라 자빠질 일이다.

대한민국 군인들이 위대해 보인다 <디어 존>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서 ‘곰신’과 ‘고무신’은 꽤나 신선한 소재다. 하지만 ‘현대판 견우직녀’ 들이 매일같이 생겨나는 우리에겐 웬만한 사연이 아니면 가소로울 뿐. 이 소재를 어설픈 감상으로 풀어 낸 <디어 존>은 대한민국 군인과 그들의 애인들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졸작이다.

이 영화를 지지한다 <레인보우>
매년 많은 독립영화들이 나오지만 완성도는 천차만별이다. 허나 <레인보우>는 열렬히 지지해야 마땅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 독립영화인으로 살아가는 고달픔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는, 영화 작업을 떠나 일상과 꿈이라는 가치에 관한 보편적인 시선을 갖춘 작품이다. 사는 게 이렇게 치열한 거다.

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 글_무비스트 취재팀(무비스트)    

(총 2명 참여)
ksgreenhead
서영희 씨 연기는 정말 압권!   
2010-12-28 19:52
cyddream
2010년 한국영화가 <잔혹> 코드 였다면.... 2011년 한국영화는 <행복> 이였으면 좋겠습니다.....^^   
2010-12-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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