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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아빠가 된다는 것은… 와일드 빌
novio21 2013-12-14 오전 12:49:15 566   [0]


 

  간만에 보는 영국영화라 그런지 여러 가지로 색달라 보였다. 영국의 우울한 정경이 미국영화에서 보는 그런 류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나라가 다르니 문화가 다르고, 그러다 보니 분위기도 다른가 보다. 아무튼 처음 보는 영국영화라서 그런지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하류층 인생이 미국과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국이라고 다를 것도 없고. 그냥 그런 세상에서의 부자지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8년이란 수감 생활 후 돌아온 집은 그리 반가운 구석이 없었다 도리어 아빠를 냉대하는 기분만 들었고, 어서 나갔으면 하는 첫째 아들 딘(윌 폴터)의 요구사항은 거칠기만 하다. 8년 만에 돌아온 아빠에 대한 냉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차라리 자신을 기억 못 하는 둘째 아들지미(새미 윌리엄스)가 그를 살갑게 맞이한다. 아무것도 몰라 그랬을 것이란 짐작은 한다. 그래도 고맙기만 한 것 같다. 이런 아빠는 이제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한다. 무슨 의지를 갖고 그러기 보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되나 보다. 핏줄은 무서운 것이며 그에 대한 아빠의 책임은 무거우면서도 결코 포기 못하는 그런 것이기 마련이다.
  가난의 대물림의 영화 곳곳에 드러난다. 시원찮은 가계의 경제상태 때문에 엄마까지 남자하고 바람나서 스페인까지 가버렸다. 거기에 화장실까지 고장 나서 엉망인 아파트는 남자들이 자신의 터전을 제대로 가꾸지 못할 때 무슨 비극을 당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아무것도 줄 수 없다면 공동운명체라고 매번 이야기하던 물질이 빈곤한 상황에선 여자 역시 남자 곁을 떠나긴 마찬가지다. 예외적이지만 영화에선 자식들 다 남겨두고 떠났다. 물질적인 빈곤 앞에서 예외는 없나 보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랄 아이들의 미래란 것은 안 봐도 뻔하다. 언제 갈지 모를 사회 보육원 같은 곳으로 갈지 모르는 대기발령 상태고, 형편없는 아빠는 불청객일 뿐이고. 중요한 뭔가가 빠져 버리는 순간, 한 집안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순간 그 무엇을 위해 아빠는 나서기 시작한다. 형편없지만 뭔가 하려 한다. 그것이 어설프게나마 이어진 부자지간의 사랑일 수도 있고, 몸 속 유전자에 함께 공유하는 DNA가 명령을 하니 그렇게 됐는지 모르지만 아빠 ‘Wild’ Bill (찰리 크리드-마일즈)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철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빠 되기는 성장이 필요하고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호족등본에 기재되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을 보면서 그 아빠로서 성장하는 것이며, 이것은 철들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빌은 열심히 지금까지 못 해준 아빠 되기를 한다. 그러나 세상은 만만하지 않았고 자식들은 자신의 고민과 우울 속에 하염없이 고생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힘들어 한다. 멋진 아빠가 없었기에 당한 고통의 굴레 속에서 그들은 허우적거리고 있던 것이다.
  그래도 아빠 빌은 용기를 내며, 어설프게나마 훌륭한 아빠로서 자식에게 무언가를 주는 아빠로 성장한다. 그 성장이 아직 어려 보이고 우스워 보이지만 그래도 자식의 따뜻한 한 마디를 듣는다. 이 때 가슴에 들려오는 뭉클한 것들, 아버지가 생각난다. 마지막 끝마무리에 감독 덱스터 플레처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 영화를 헌정하는 문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 역시 아버지가 생각난다. 그 분에게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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