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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공유, 그래서 우린 친구 스타렛
novio21 2014-02-18 오전 1:50:30 4539   [0]

 


  묘한 인연이 만든 인간관계, 그 속에서 진정한 뭔가가 나오게 됐다.
  독립영화 분위기이면서도 확실히 미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주인공 ‘드리 헤밍웨이’의 매력이 한층 돋보인 이 영화는 그러나 아름다운 여자만 보여주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남자로선 좀 이해하기 힘든 여성들의 인간관계 심화를 보여주는 영화랄까? 마지막 장면은 좀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심오한 깊이라서가 아니라 저게 뭔가 하는 의아함 정도? 하지만 여성들이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를 조금 생각한다면 이해도 될 것 같다. 마음 속 깊이 간직한 비밀의 공유, 그를 통한 자기들의 아성 쌓기 정도?
  희한한 횡재로 인해 많은 것들이 좋아질 것도 같지만 사실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일종의 죄책감이라 할지 모르는 묘한 미안함이 생기는 것 같다. ‘제인 (드리 헤밍웨이)’이 할머니 ‘세이디 (베세드카 존슨)’에게 그런 것을 느낀다. 영화다 보니 그런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횡재라도 마음에 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은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보온병을 꽃병으로 쓰기 위해 산다는 설정 자체도 웃기지만 그 속에 엄청난 돈이 들어있다는 전제는 신데렐라 스토리와 같으면 같지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제인에게 일종의 발목을 잡은 멍에가 되고 만다. 그래서 그녀는 졸지에 세이드 할머니를 위한 도우미가 된다.
  나도 그럴까? 그럴 것도 같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라도 제인과 세이드는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이유를 잘 알 수 없는 세이드 할머니에게 어쩌면 귀찮은 젊은 여자가 자신의 삶 한복판으로 밀고 들어온 꼴이다. 그녀의 비밀스런 정원과 과거의 아련한 추억만을 갖고 산 세이드 할머니에겐 반갑지 않은 손님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냥 밀고 들어오는 데야 방법은 없었던 것 같다. 비밀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호의 정도로만 알게 된 세이드 할머니에겐 이 황당한 친절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젊은 여자 제인은 그녀의 매력으로 살고 있지만 그녀 주변은 어쩌면 참 슬픈 구석이 많다. 마리화나라를 피우면서 포르노 배우로서 살고 있는 모습은 좀 불안해 보였고, 불쌍하게도 보였다. 어쩌면 정상적이지 못한 생활 속에서 잉여세대의 슬픔을 보는 것도 같다. 비정상적인 인간관계 한복판에서 매우 아슬아슬한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친구인 ‘멜리사 (스텔라 매브)’도 그녀처럼 잉여세대이지 포르노 배우다. 멜리사나 그녀의 집에 월세로 살면서 멜리사의 불편한 생활을 목도하고 있는 제인이나 삶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마리화나를 피면서 하루하루를 억지로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살면서 얻게 된 할머니와의 기이한 관계는 어쩌면 제인에겐 새로운 활력이자 즐거움이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죄책감을 없애면서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확실히 좋은 인상을 주고, 좋은 기분을 자아낸다. 어쩌면 노인세대와 억지로라도 같이 살아야 하는 잉여세대에 대한 지침서라도 주는 듯, 만든 설정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세이드 할머니의 선택이다. 비밀을 알았을 때의 대처법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여성 특유의 인간관계의 심화 방법에 대해선 이견이 있겠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맞이한다는 것은 마음을 크게 여는 것이리라. 상대를 위해 마음을 여는 것을 그리 쉽지 않은 것이리라. 특히 상대의 미심쩍은 행동의 이유를 알았을 때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모든 것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시작이 무엇이든 그것은 큰 과정 중 하나일 뿐이며, 그 다음이 중요한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이 둘의 파리 여행이 매우 즐거웠으면 한다.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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