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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족한 이 영화의 원동력은...? 왕의 남자
elflady09 2006-01-23 오후 1:49:54 1348   [8]

 

 

 

 

 

 

 

 

왕의 남자는 걸작이 아니다.
별점 10점을 받을만한 작품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투박한 연출은 사람들 말마따나 영화를 2% 부족하게 만들고,
2005년의 발견이라던 이준기의 연기도 훌륭했으나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의 남자가 수많은 사람들의 찬사와
폭발적인 관심을 누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이유를 ‘연산’이라는 캐릭터에서 찾고 싶다.

 

 

 

 

 

 

 

 

 

 

요즘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변호사, 의사, 교사’..... 그 대답들이 참으로 천편일률이다.
왜 되고 싶으냐? 라고 다시 물으면
아이들의 입에서는 걱정스럽지 아니할 수 없는 대답들이 쏟아져 나온다.
안정적이니까, 돈 잘 버니까, 사람들이 인정해주니까...
언제부터인가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되어버린
돈, 명예, 권력과 같은 세속적인 압박 때문에
우리는 가장 때 묻지 않고 순수해야 할 어린 시절부터
‘자유’에 결핍 되어있지 않나 싶다.

 

 

 

 

 

 

 

 

 

 

영화 속 광대들 놀음에
연산이 느꼈던 것이 단순한 ‘재미’ 만은 아닐 것이다.
그가 그들을 통해 느낀 것은
대리만족이었고
숨 막히는 궁궐에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을
‘자유’ 였을 것이다.

 

 

연산은 자신이 임금인 이상
그네들이 누리는 것을 자신이 똑같이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유를 직접 누리는 대신에
여자도 남자도 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광대-
공길을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려 한다.

 

 

 

 


 

 

 

 

 

 

 

하지만 지난번에 쓴 리뷰에서도 말했듯,
자유라는 게 소유할 수 있는 것이냐는 말이다.
소유라는 말부터가 속박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길을 소유한다는 것은 매우 모순 된 말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자유를 가진 공길에게
어머니의 모습까지 씌워 놓고 나서
연산은 그를 갖기 위해
더욱더 미친 듯이 몸부림친다.
하지만 공길은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며
더욱 멀어져 가기만 한다.

 

 

그리고 연산은 깨닫는다.
그 자신에게 자유는 허락되지 않는 다는 것을.
공길을, 자유를 놓은 그는
어린 아이처럼 녹수의 치마를 파고든다.

 

 

관객은 그런 연산의 모습에서
자유에 결핍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을 것이다.

 

 

 

 

 

 

 

 

 

 

 

 

 

‘징헌 놈의 인생, 한판 잘 놀다 가면 그뿐’
이라는 장생의 대사에,
부질없는 것들을 위해 자유라는

너무나 소중하고 너무나 큰 기회비용을
포기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 자신을 향하여 물음을 던져본 이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포기하고 얻은 것들에
만족하며 살고 있을까- 라고.

 

 

 

 

 

 

 

 

 

 

 

 

분명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이 실험적이고 부족한 영화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망설임 없이 별점 10점을 준 것은,
이 영화가 현대인에게 가장 결핍되어 있는
‘자유’의 카타르시스를 충족시켜주고
그것을 마음속 깊숙한 곳에 묻어 버리고 외면했었던
자신의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나타난 연산의 모습과 닮아 있어서가 아닐까.

 

 

자유를 억압 받고 있는 우리의 내면은,
열망하되 가질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그것을 향해
미치도록 몸부림 치고 있는 영화 속의 광인과
별 다름이 없을 것이었다.

 

 

 

 

 

 

 

 

 

 

 

 

 

 

 

 

 


(총 0명 참여)
scrappaper
-_-b   
2006-02-13 11:47
rose
동감합니다. 저도 이 영화에서 제 자신을 보았죠. 그냥.. 맘이 아리네요   
2006-02-03 14:51
1


왕의 남자(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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