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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것에 대한 반성으로 진실에 다가가려 하는 영화 알렉산더
andrew1130 2008-01-01 오전 3:58:23 1366   [4]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그리스 로마 역사 드라마는 신화적 영웅에 기댄 블록버스터였다.

운명의 비극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영웅주의 등, 관습적 이야기 전개에 식상할 무렵,

올리버 스톤의 <알렉산더>는 다른 기대를 갖게 하는 영화였다. 인간을 콤플렉스 덩어리로 보고 그에 기인해 역사의 운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사적인 인간의 본질에서 국가의 운명과 역사가 달라진다는 관점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로이 재인식하게 한다. 사회가 이루어지고 통치자가 존재하는 시스템 하에서는 이런 시각이 설득력을 가진다. 부시의 이라크 전쟁의 이면을 그린 다큐멘터리 <화씨 911>의 주장들이 허구는 아닌 듯 하다. 히틀러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책이나 영화들은 어떻게 히틀러와 2차 대전을 그릴지 궁금하다.  


영화에 비친 알렉산더의 동방원정은 세계인을 지향하는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순수한 이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알렉산더의 이면에는 순수 혈통을 고집하는 아버지 필립 2세에 대한 반항과 이방인으로서 질투와 시기심으로 권력을 욕망하는 어머니에 대한 반감이 존재했고, 분노와 불안으로 안식처를 찾지 못하던 그에게 동방원정은 하나의 도피처였을 것이다. 그리고 경계 없는 세계에 대한 이상은 순수혈통을 고집해 자신을 위태롭게 한 아버지를 향한 투쟁이다. 그러나 끝내 순수하지 못했던 새로움을 향한 끝없는 그의 욕망은 채워지지 않는 안식처의 꿈에 대한 허망함만을 남겼다.


알렉산더의 세계인을 향한 이상이 원대한 꿈이 아닌 어린애의 지극히 개인적인 불안에서 발로한다는 생각은 영웅주의와 반대지점에 놓인다. 역사의 정사와 야사 중에서 올리버 스톤은 야사가 더욱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의 심리와 감정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기에 <알렉산더>에 공감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과연 개인을 벗어나 전체를 조망하는 순수하고 원대한 이상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영화감독이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는 걸작을 만들었다 하자. 그런데 인터뷰에서 왜 이런 내용의 영화를 만들었냐는 질문에 평단 지지의 이유였던 이상과 다른 지극히 개인적인 요인에서 영화를 구상했다고 하면 김빠지는 반응들이 오간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어떤 사람이 원대한 이상이나 선행을 실현해가는 이면에는 개인사의 문제가 인간적으로 결부돼있다고 본다. 1940년대 50년대 이념으로 혼란스러운 시절, 농민 중 공산주의의 이론과 이상의 신봉자가 되어 빨치산이 된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행복한 미래와 생계, 기득권층의 횡포에 분노해 빨치산에 가담했을 뿐이다.


논리학의 귀납법은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수많은 양상에서 하나의 순수가치를 이끌어내며 역사가 기록되길 희망한다. 역사가 한 시대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의 역사해석 속에서 다양한 가치관과 사실이 공존하길 희망한다. <알렉산더>를 보면서 다양한 세계인을 인정하고 하나로 통합하려는 알렉산더의 표면적 이상과 그 이면에서 우연찮게 역사해석에 대한 위와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다양한 도시국가로 이루어진 고대 그리스처럼, 동방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융합하려 했던 알렉산더의 의지처럼, 역사에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지길 희망하는 올리버 스톤의 <알렉산더>의 반골기질은 인정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알렉산더의 동방원정을 경계 지키기와 경계 무너뜨리기의 갈등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런 해석은 그의 세계인에 대한 이상을 옹호하고 전쟁을 정당화시킨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 영화에 대한 가치판단은 모호해진다. 사실 모호함이 우리가 사는 이 세계와 역사의 참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명확한 진실과 선악을 담아낼 수 있는가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명확한 진실은 곧 거짓이라는 아이러니한 생각 말이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를 보면 그가 그려내는 불균질한 세계와 인간에 불쾌하면서도 설득되는 느낌이 든다. 그는 세상이 한 방향으로 흘러가길 거부하고 역사와 세계가 다양한 각도에서 좀 더 진지하고 성실하게 조망되길 욕망하는 강박증 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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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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