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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얼룩진 난장판이 된 세상 속에서.. 몬스터
novio21 2014-04-08 오후 7:41:59 1031   [0]

 


  이 영화가 대중적인 성공을 위해 기획된 영화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캐릭터들도 그렇고 화면 속 내용들도 그렇고. ‘올드보이’나 ‘킬빌’ 등의 유혈이 낭자하거나 황당한 무협 액션들도 보이지만 그렇다고 올드보이나 킬빌과 같은 수준작이란 생각은 안 든다. 아니 정말 좋은 영화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냥 시간 때우기 용 영화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영화 보는 시간이 풍요로운 시간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내 마음 속에선 이 영화가 호인지 불호인지 잘 짐작이 안 간다. 이런 생각이 든 것 자체가 좋은 면을 보기 힘들었다는 반증인지 모르겠다.
  이해 가는 면들은 많았다. 동시대를 산 사람이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영화 속 문제의식은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바이다. 있으나마나 한 경찰과 치안 시스템은 한국인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다. 사실 정권 유지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찰들 하는 짓이 영화 속의 것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 알게 되는 바이다. 과연 집권 여당이나 집권 여당을 탄생시킨 지역이나 관련 단체가 같은 사건을 당했다면 과연 미지근한 수사가 진행됐을지 궁금하다.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할 땐 빠르게 움직이면서 없는 사람들 좀 도와줘야 할 땐 굼벵이가 따로 없다. 그런 속에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목숨은 위태롭기만 하다.
  그 속에서 활개 치는 사이코 패스의 만행은 정말 잔인하기 그지 없다. 그런 사이코 패스를 탄생시킨 것이 불운한 가족인지 아니면 그 인간 DNA 속에 있는 원인 때문인지 모르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그런 인간이 활개치는 세상에 산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희생을 발생시킨다는 것이고, 그런 관계 속에서 불운한 사람들의 희생이 나오게 된다. 그런 이들의 죽음 장면과 그 이후의 처리는 비극의 마지막 단계까지 갈 정도로 비극이다. 이런 사이코 패스를 그나마 막아선 인간이 지적 장애아 여성이란 것이 영화 속 비극이고 이런 불쌍한 이에게 우리들의 평화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 역시 비극이다. 아마도 영화 제작자들은 이런 생각을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여성 지적 장애아 수준도 못 되는 경찰들이 세금으로 보충되는 월급 받아 먹으면서 활개치는 한국 사회는 확실히 건강하지 못 하다. 그리고 그런 부실체력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희생당할 것이다. 이민기가 매력적인 살인마로 분한 ‘태수’는 한국 사회를 갈등으로 몰고 가고 있는 재벌로 유추할 수 있고, 한국 사회의 부담으로 성장하고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일 수도 있다. 아니면 지역갈등을 조장해 최대의 수익을 얻었던 소백산맥 이남의 세력들일 수도 있다. 문제는 희생당하는 이들과 그런 희생으로 인해 이익을 얻는 세력 간의 타협 없는 긴장 관계는 한국 사회를 좀먹고 있고, 이미 경제적 활력을 잃어버린 한국 사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할 뿐이다. 더욱 문제는 문제의 원인은 다 아는데 그런 것들을 제거할 수 있는 한국의 사회적 성숙도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나마 영화엔 지적 장애아라도 있어서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는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 하다. 영화 속 구성이나 스토리에 대해서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든 관객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한국사회에 대한 절망감은 이 영화를 통해 극대화된다. 어떻든 현실은 사이코 패스보다 더 무시무시한 것들이 판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나마 태수처럼 살인마이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가. 한국사회는 공동체 정신은 손톱만큼도 존재하지 않게 됐고, 상대의 것을 뺏어야 자신의 안위를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지하철에서 양보 없는 자리 싸움을 보면 태수가 따로 없는 세상이 올 시간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복잡하고 고민을 주는 영화에서 그래도 이민기의 매력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살인마 연기를 즐기는 것이 관객들에겐 그리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이민기라는 배우에게 빠져드는 나를 보면서 영화의 재미는 확실히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락가락하는 캐릭터로 인해 주인공 ‘복순’은 캐릭터의 힘을 발휘하지 못 한 것 같다. 김고은의 한계인지 아니면 영화 속 캐릭터 자체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아쉽다. 영화 몰입도가 최고로 못 간 이유인 것도 같다. 그리고 난잡하고 피가 들끓는 장면들이 킬빌이나 올드보이만큼의 매력을 지니지 못 한 것도 같다. 연출의 한계인지 아니면 시나리오의 한계인지 모르지만 좀 아쉽다. 다음 기회가 있으면 좀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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