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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너무 달려버린 사적 복수극 방황하는 칼날
jojoys 2014-04-11 오후 5:21:26 871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중반 이후 눈에 띄게 칼날이 무뎌져 버린 범죄 영화 / 청소년 관람불가 / 122분

이정호 감독 / 정재영, 이성민.. / 개인적인 평점 : 6점
 
    안녕하세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다들 건강 관리 잘 하고 계신가요? ^^ 오늘은 어제(10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방황하는 칼날> 리뷰를 해볼려구요. 다들 잘 아시다시피 <방황하는 칼날>은 일본을 대표하는 미스테리 소설가 히가시노 케이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죠. 이미, 일본에서는 지난 2009년에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었구요. 국내에도 히가시노 케이고의 팬이신 분들이 꽤 많은 덕분인지는 몰라도 <방황하는 칼날, 6만6,625명>은 개봉 첫날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5만4,711명>를 제치고 국내 일일 박스오피스 1위로 화려하게 데뷔했는데요. 과연 전 <방황하는 칼날>을 어떻게 감상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 히가시노 케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 개봉작들

딸을 잔인하게 강간하고 죽여버린 고등학생들을 응징하기 위해 직접 사냥에 나선 아버지

 
줄거리 구슬픈 겨울비가 내리던 12월 10일 밤. 천호동의 버려진 목욕탕 건물에서 16살 수진이(이수빈)가 세 명의 고등학생들로부터 납치, 폭행, 강간당한 후 잔인하게 살해된체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요. 암으로 아내를 잃은 뒤 홀로 수진이를 키워온 상현(정재영)은 그날로부터 하늘이 무너져내린 것만 같은 깊은 절망감 속에 빠져 헤어나올줄을 모르게 되죠. 무능력한 경찰들범인에 대한 단서조차 발견하지 못한체 속절 없이 시간만 흘러가던 12월 19일 밤, 상현의 핸드폰으로 수진이를 살해한 범인에 대한 단서가 적혀 있는 익명의 문자 한 통이 전송되는데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문자에 적힌 내용을 따라 도착한 그곳에서, 상현은 수진이를 강간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보며 낄낄데며 웃고 있는 17살 김철용(김지혁)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치미는 분노를 이기지 못한체 우발적으로 철용이를 살해하기에 이르고 말죠. 공범의 존재를 알게 된 상현은 수진이를 살해한 또 다른 고등학생 조두식(이주승)마저도 자신이 직접 응징하기로 마음 먹게 되고, 철용이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상현이를 피해자가 아닌 김철용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그를 체포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경찰력을 총동원하게 되는데요. 과연, 상현이의 외롭고 처절한 복수극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 <방황하는 칼날> 예고편 ★
 
    익히 알려진데로 <방황하는 칼날>은 딸을 잔인하게 살해한 고등학생들을 한명씩 찾아가, 법이 심판하지 못하는 그들의 범죄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심판하려는 한 아버지의 피눈물 나는 복수극을 그리고 있는 작품인데요. 비록, <방황하는 칼날>의 이야기가 픽션이기는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우리 청소년들의 행태가 영화 속 고등학생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관객들은 <방황하는 칼날>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마치 실화인 것 마냥 분노하고 상현이의 행동에 격하게 공감하게 되는 그런 영화죠.
 
    하지만 제가 보고 느낀 <방황하는 칼날>은 상현이 철용이를 살해한 이후부터 급격하게 서스펜스가 무너지게 되면서 자연스레 관객의 몰입도 또한 저하되는 아쉬움이 두드러졌던 작품이었는데요. 쉽게 말해, 너무 일찍 갈등의 최고점을 찍어버린 나머지 이후에 이야기가 싱겁게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

 극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끔 지탱해준 정재영, 이성민씨의 탄탄한 연기력

 
    비록, <방황하는 칼날>이 너무 일찍 갈등의 최고점을 찍어버리는 바람에 중반 이후의 이야기에 맥이 빠져버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스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체 극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정재영, 이성민씨의 탄탄한 연기력 덕분이었는데요. 하나뿐인 딸 수진이를 잃은 후 피 끓는 증오만 남게 된 상현과 법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형사, 이 두 캐릭터와 완벽하게 동화된 두 분의 연기는 <방황하는 칼날>의 무딘 칼날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더라구요.
    아내와 사별한 후, 직장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수진이에게 소홀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자책감과 수진이를 살해한 일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린 짐승만도 못한 아이들에 대한 분노를 오가며 피눈물을 흘리는 상현의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가슴이 짠해져 왔고, 경찰 생활 17년 동안 수 없이 지켜본 사법제도의 불합리함에 지칠데로 지쳐버린 장형사의 답답한 심정은 그의 눈빛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으니까 말이죠. ^^
    하지만 두 분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이미 무너져 버린 <방황하는 칼날>의 서스펜스는 도저히 다시 쌓아올려지지가 않았는데요. 두식이를 찾기 위해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대관령을 홀로 헤매는 상현의 모습을 통해 처절하게 묘사되고 있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허망한 심정도, 게임팩 하나 때문에 친구를 3일 동안 끌고 다니며 잔인하게 때려 죽인 뒤 사법제도를 교묘히 이용해 합법적인 면죄부를 부여 받은 소년의 가증스러운 미소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장형사의 울분도, 작품 초반에 있었던 갈등의 폭발, 그 단 한 번에 모두 묻혀버렸으니까요. ^^;;

 '사적 복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황하는 칼날>은 영화 전반에 걸쳐 끊임 없이 관객들을 향해 '상현의 사적 복수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아무런 죄의식 없이 수십명의 여학생들을 강간하는 것도 모자라 결국 수진이를 살해하기까지 한 짐승만도 못한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상현의 다친 무릎을 진심 어린 눈으로 걱정하는 순수함 또한 가지고 있는 두식. 법을 집행하는 경찰로써 어쩔 수 없이 상현을 향해 총을 겨누지만, 내심 상현의 복수를 응원하는 박형사(서준영). 여기에 자기 자식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범죄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은체, 오로지 자기 자식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이기적인 부모 등 <방황하는 칼날>은 법과 정의, 이성과 감정 사이의 딜레마적인 질문을 쉼 없이 관객들을 향해 던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방황하는 칼날>의 이러한 문제 제기는 그동안 여러 수 많은 사적 복수극에서 다뤄져 왔던 탓에, 저에게 있어서 그다지 특별하게 와닿지는 않더라구요. ^^;;
 
■ 사적 복수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한국 영화 

 

    전 사적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 중 방은진 감독님의 <오로라 공주>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작위성으로 가득한 스토리에 플롯 또한 엉성하게 짜여져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가 어려운 영화인건 사실이지만, 사적 복수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 중 가장 속시원한 복수극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네, <방황하는 칼날>이 2시간 동안 끊임 없이 물었던 사적 복수의 정당성에 관한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적극 찬성인데요. 전 극중 장형사의 "범죄에 애, 어른이 어딨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입장이거든요. ^^
 
    문득, 철용의 살해 이후 실종 되어버린 서스펜스 외에도, 사적 복수에 대한 저의 생각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던 <방황하는 칼날>의 스토리도, 저로 하여금 극에 대한 몰입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게끔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제가 원작 소설을 읽어보질 않은 탓에 막연하게나마 속시원한 복수극을 기대했었던게 <방황하는 칼날>을 감상하는데 있어 독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
 
    앞으로 <방황하는 칼날>을 관람하실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저처럼 속시원한 복수극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시는 우를 범하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라면서, 이만 <방황하는 칼날>  리뷰는 마치도록 할께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불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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