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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그 이상을 봤다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novio21 2015-01-28 오전 12:10:52 1362   [0]



  한동안 ‘진격’이란 단어의 열풍을 만났었다. 2014년도에 말이다. 개인적으로 대화 중 진격이란 단어를 썼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원인을 알지 못했고 그냥 풍문으로 들었던 ‘진격의 거인’이란 일본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그 실체를 확인할 방법도, 그리고 여유도 없었다. 그냥 시간이 가면 대충 가는 그런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다만 한 번은 감각적으로 직접 느끼고 싶었던 그런 대상이었지만 그렇게 쉽게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은 반가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영화는 상상 이상의 것을 갖고 있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성 중 하나는 인간의 기본적 공포감을 그 어떤 매체보다도 적나라하게 표현한단 점이다. 이 영화는 그런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그 어떤 작품보다 치밀하게 보여 준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공포감,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더 슬픈 결과는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아프게 했다. 무엇보다 현실의 도시문명을 살아가면서 경제적 위기를 맞이한 도시인들이 감당해내고 있는 무력감을 이 영화를 통해 보게 될 때 묘한 동질감과 함께 우리 옆 누군가의 입장이겠구나 아니 나의 입장이겠구나 하는 수긍이 절로 난다. 영화는 현실과 동떨어진 사회를 기반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 속의 인간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극단적인 설정 앞에 인간이 얼마나 허약하고 미약한지, 그리고 세상 앞에 던져졌을 때의 무력감이 너무 실감 있게 나타나면서 왠지 모를 슬픔이 엄습해 왔다. 나라고 별로인가 라는 자책감 말이다.
  그런 나약하고 비겁한 의식에 진격의 거인이란 영화는 심하게 돌을 던진다. 일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구성이었고, 단결을 강조하면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이야기 역시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것이긴 하다. 하지만 그게 잘못 됐을까? 그리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 자문해본다. 최악의 위기, 아니 현실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위기 속에서 용기를 북돋으면서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발악하는 것은 과연 일본만이 주장하는 것인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문화권과 문명권이 이야기하고 주장한 것이 아닐까? 모양이 다르지만 결국 현실의 위기를 넘기 위해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동료의식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게 정답 아닌가?
  영화 속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지만 결국 하나였다. 평범한 인간이었다. 오랜 기간의 편안함 속에 위기에 대해 무감각해졌고, 계속 그런 생활이 유지될 것이란 환상을 갖고 있었다. 오늘의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게 말이다; 전지구적인 환경오염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의 과소비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란 환상을 그 누구도 갖고 있지 않은가? 아니 하루의 편안함이 평생 갈 것 같은 나약한 환상 속에 우리가 살고 있지 않은가? 이건 어쩌면 비겁한 타성이다. 그런 타성에 돌직구를 날리는 영화 진격의 거인은 많은 함의를 갖고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 경고한다.. 위기는 오는 법이고 그것에 대비하도록 현실을 외면하지 말라고.
  교과서적인 결론이지만 문제는 교과서적인 결론이야말로 잊지 말고 살아가야 할 적나라한 현실 해결책이란 사실이다. 외면한다고 해도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위기들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위기가 닥칠 때 동료애를 통해 맞설 수밖에 없는 인간의 현실이 있는 것이다. 도망간다고 해서 진정한 도피를 할 수도 없고 위기는 항상 다음 단계로 오게 된다. 외면이야말로 이 세상의 가장 큰 문제의 원인인 법이다. 그런 위기 극복의 과정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책임의식이다.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사회의 도움 없이는 결국 개인도 설수는 없는 것이다. 자유의 가치가 무척 높지만 공동체 의식과 책임 의식 역시 더없이 중요한 것이다. 현실 상에서 부자들이 보이는 무책임한 짓들을 간과할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이 누리는 행복이 과연 그들만의 노력으로 된 것인지, 그리고 타인의 도움에 감사는 하는 것인지 물어봐야 한다. 위기가 닥칠 때, 이민이나 가려는 부유한 자들의 무책임을 보면서 진격의 거인 속 주인공들의 헌신을 보여주고 또한 들려주고 싶다. 사회의 위기 속에 결국 그 사회를 지키는 이들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이들이었다는 사실을 보면서 무책임한 이들이 갖고 있는 행복이 너무 과한지 사회는 물어야 한다. 그것을 묻지 못하는 사회는 이미 독재이고, 폭력국가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주의 국가도 아니며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살아야 하는 공동체에 반하는 사회이리라.
  진격의 거인은 다음 편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의 결론은 확실히 끝이 아니니까. 시리즈물로 계속 방영될 것이니까. 그 끝이 언제인지, 그리고 어떤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무엇보다 사회에 던질 영화의 의미가 무엇이고 그 해결책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다. 계속 봤으면 한다. 그리고 많은 사색과 고민을 하고 싶다. 정말 감사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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