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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가벼워진 수트와 함께 얇아진 딜레마. 로보캅
ermmorl 2014-02-20 오후 5:42:36 922   [1]

스포일러가 포함이 되어 있을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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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지만, 어릴적 살던 지방의 내 방에 가면, 책장위에 아직도 어떤 물건이 놓여있다.


일명 로보캅안경으로 불리우던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선글라스이다.


어린 나이에 로보캅은 정말 멋있는 대상이었다.


행동은 조금 느리지만, 총알을 맞아도 무리없이 움직이는 신체와 우측 허벅지에서 나오는 총.


그리고 나지막히 말하는 'I'm Robocop'.


이정도만 가지고 우리는 로보캅을 흉내냈고, 각종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사용이 되었다.


로보캅의 총을 모형으로 한 BB탄 총도 당연히 있었고, 이 총과 선글라스만 있으면 순식간에 그와 같이 행동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터미네이터2와 비슷한 흐름일 수 있는 이 존재는 터미네이터와는 조금 다르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터미네이터2가 인류의 멸종과 한 인간의 죽음을 막기 위해 움직여 무겁게 다가왔다면, 로보캅은 경찰로써 한지역의 안전을 책임지기에 더욱 친근했던 탓이 아닐까 한다.


가끔 보여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 그의 아들로 출연하던 배우의 눈을 보고 있자면, 어딘지 짠해지는 광경도 많았다.


그도 그럴것이 터미네이터는 인간의 피부를 이식한 로봇이고, 로보캅은 인간의 몸에 로봇의 신체와 기능을 이식(?)한 것이니까.


흐려진 기억속에서 아들과의 추억이 간혹 떠오르고, 그로 인해 힘들어하던 그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는 없다.


사실 로보캅의 존재는 미국식 영웅주의나 우월주의 한 부분으로써 볼 수 있다.


그 존재에 인간미를 더하는 것은 다른 영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영웅들이 이러한 인간미와 영웅주의 만으로 완벽한 인간상을 보여준다고 볼 수 없고, 작품성 또한 그렇다.


엄청난 능력(덤으로 단점)과 인간미만으로는 뚫려있는 구멍들을 모두 메울순 없다.


그렇기에 추가되는 것이 영웅으로써의 딜레마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힘을 가진 존재이지만, 그러기 위해 희생해야할 많은 것들에 대한 초점은 최근의 영웅물에 동반이 되곤 한다.


점차 인간에 대한 심리를 깊게 보여줌으로써 그들도 하나의 인간이며, 똑같은 고민에 있다는(다소 다르지만)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영웅이 늘 우리 주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미를 부각하는 효과일 순 있지만, 엄청난 성공사례를 보여주었고, 다크나이트나 스파이더맨을 통해 제대로 보여준 것이 아니었을까.


영웅의 길을 선택했지만, 그로인해 포기해야하는 것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 그리고 그에 따른 엄청난 반동.


스파이더맨에서는 큰 힘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고 하였고, 다크나이트에서는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둘이 다른 점은 스파이더맨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특수한 능력을 획득한 부분이고, 다크나이트는 특출난 전투실력과 엄청난 자본에 힘입은 장비의 차이랄까.


스파이더맨은 영웅의 길을 택할 때,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사실 엄청난 지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돈버는 길은 많을걸 안다.), 자신의 길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질 때 그 능력이 퇴화하기도 한다.


반면 배트맨은 인간의 몸이기에 상처입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사랑하는 여인까지 놓치게 된다.


이들의 중간쯤에 위치한 존재가 바로 로보캅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인간의 감정(뇌)을 가진 채 슈퍼 히어로와 같은 몸을 가진 로보캅.


죽어가던 몸에 새로운 몸을 주고, 새로운 능력을 부여받았지만, 그는 잃는게 너무나 많다.


사실 정말 죽었다면, 그의 부인이나 아들을 완전하게 놓치게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들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존재이다.


남아있는 부위라고는 얼굴과 한쪽손, 뇌, 심장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딜레마를 훌륭하게 다루었던 원래의 로보캅과는 다르게 2014년 새로이 개봉한 로보캅은 윤리적인 부분까지 함께 다룬다.


그를 제품 중 하나로만 취급하고,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그를 쉽게 내쳐버릴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한다.


인간의 뇌와 감정을 가졌지만, 인간이 아니라고 하며,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기에만 급급한 그들.


그 중심에는 레이몬드(마이클 키튼)가 있고, 그를 인간으로 보는 중심에는 노튼 박사(개리 올드먼)가 있다.


여담이지만, 마이클 키튼은 전 배트맨 중 하나였고, 개리 올드먼은 최근 배트맨의 국장이었다.


또 노박역을 맡은 사무엘L. 잭슨은 현 어벤져스의 수장이다.


이들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본다면, 더 흥미진진한 부분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 로보캅은 다소 무리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전체적이 흐름으로써 처음에는 느린 전개를 유지하며, 주인공 머피 형사의 활약상을 보여주고 그가 테러를 당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로보캅이 되어가는 과정부터는 너무나 빠른 전개로 쉴틈없이 달려나간다.


그러면서 인간이면서 로봇인 그의 개인적 딜레마와 윤리적 측면을 모두 함께 보여준다.


그가 로봇이 되는 과정을 많은 고통을 넣고, 인간의 감정을 줄이고 거의 '제품'처럼 되는데 긴 시간이 걸렸지만, 다시 인간성을 찾는 것은 너무나 쉽고 빠르다.


'수트가 그를 통제하는게 아니라, 그가 수트를 통제하고 있어'라는 간단한 대사로 커버되지 않는 큰 구멍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범죄를 소탕하는 로봇을 도입하기 위한 하나의 제품홍보였으나, 자사의 로봇들과 대결을 하게되었고, 그러면서 그 수장은 죽게된다.


공격할 수 없게 설정이 되어있는 존재였지만, 마지막에 시스템이 꺼지기 전 총을 발사했고, 로보캅은 살아남는다.


원작에서 긴 호흡을 가져가면서 결국 자신의 이름을 머피라고 소개하던 그 때의 감흥은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윤리적인 측면을 조금이나마 살리고 보여준 개리 올드먼의 분투 때문일지, 인간으로써 다루어지는 그의 모습은 깊게 남았다.


원작에서 명대사로 여겨지던 '죽던 살던 넌 나와 함께 간다'의 명대사에 대한 감흥과 인간으로서의 모습 자체는 많이 퇴색 되었지만.


★ 5개 만점

★★★☆(스토리 6 연출 6 비쥬얼 8 연기 8 총점 7)
살아가며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란 무척이나 힘들다. 재미와 흥행이 그러하듯, 윤리적인 측면과 인간적인 딜레마를 함께 다루기란 처음부터 어려웠는지 모른다.
추억속의 이름인 로보캅을 다시 꺼냈을 때, 그 포부가 얼마나 컸을 것이며, 얼마나 큰 자신감을 갖게 되었을까.
물론 그에 따른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얼마나 그를 누르고 있었을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짊어지고, 모두 살리기 위해서 영화의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사회 윤리적 측면이나 비판적인 측면을 함께 다루기에 더없이 좋은 테마였지만, 그의 내면에 대한 해설은 너무나 짧았고, 윤리적인 측면은 다소 약했다.
차라리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시리즈로 생각을 해서 두가지를 차근차근 내 놓았다면, 이렇게 아쉬운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추억을 팔 생각이었다면, 그 추억속의 모습들을 제대로 보여주거나, 무언가 추가를 한다면, 원래의 모습을 갖춘 상태로 했으면 어땠을까.


원작이라는 요리를 재 가공하기에는 무척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그때 느꼈던 그 맛은 정말 좋았고, 그 맛을 다시 살리려는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더 좋은 맛을 욕심내다보니 원래의 그 맛은 사라지고, 약한 새로운 맛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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