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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시]를 보고: 만들 수 없었던 열한시의 기적 열한시
novio21 2013-12-17 오후 11:51:49 810   [0]

  색다른 경험이었다. 타임머신에 대한 다소 어렵고 기이한 이야기 말이다. 그리고 공포스럽다. 어떤 괴수나 미지의 대상이 나와 압도시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공포를 만들고 관객을 압도시킨다. 영화 ‘열한 시’의 독특한 세계는 강한 메아리로 관객을 압도하고 있다.
  인간이 가장 무섭다고 했던가? 그랬다. 이 영화 보고 그 의견에 동감하는 편이 됐다. 진정한 공포는 인간의 탐욕이다.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마음대로 바꾸려는 광기가 차분한 연기 속에 점차 열을 띠기 시작한다. 냉철한 과학자 심리에 박힌 과거의 트라우마, 영화는 그 트라우마에 걸린 인간의 분열을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사실 매우 모순적인 구성이다. 냉철하다는 것을 자기 감정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인간 최고의 발견물인지 모른다. 그것으로 근대를 만들었고, 또한 자연을 정복했고, 문명의 이기를 만들었지 아는가? 그리고 영화 ‘열한 시’처럼 언젠가 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란 짐작을 한다. 인류의 능력은 자체적으로 장벽은 있었지만 꾸준히도 무너뜨리고 가는 것을 보면 비록 같은 DNA를 가진 개체가 발견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인류의 역사가 기록되는 한, 어느 순간 그 장벽도 넘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런 망상적인 발견과 개발의 시대가 언젠가 올 것 같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인간 자신에 대한 정복은 그리 쉬운 편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이런 영화도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진행되는 것을 보니.
  자신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를 고칠 수 있을까? 영화는 이 기본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철학적 고민을 해결하려고 미친 듯이 덤비게 되는 어느 과학자의 변화되는 광분을 보여준다. 그 옆에 있었기에 선택의 여지 없이 그 광기의 블랙홀에 빠져드는 비극적인 대원들의 모습 하나하나는 공포물 소재로서 손색이 없었고 또한 좋게 진행됐다. 특히 자신의 미래를 보면서 바꾸려 하지만 바꿀 수 없었던 그들의 비극은 과연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까지 한계인가 하는 철학적 질문도 하게 됐다. 자기의 마지막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인간들은 어쩌면 환경이나 핵 문제로 인해 결코 끝으로 가고 있는 상황을 막으려 하면서도 막지 못하는 인간들의 어리석을 모습을 풍자하는 것만 같다. 사실 알면서도 나만 아니면 된다고 하면서 비극으로 치닫고 있는 것의 사례의 끝이 있긴 한가? 부동산 문제나 빈부격차와 같은 문제의 근원을 몰라서 당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고려대 정경대 뒷문에서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도 붙고 그러는 것이다. 그 내용은 이해하지만 과연 ‘열한 시’의 광기 어린 욕망처럼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장담 못하겠다. 사실 한국인들의 능력을 보면 좀 부정적이다. 분풀이하다가 끝내 한 번 크게 터지고 말 문제란 생각이 든다.
  뛰어난 과학자가 자신의 열망을 위해 사용한 과학은 영화 속의 공간처럼 어느 순간 무서운 공포 장소로 화할 수 있다는 점은 고전적인 내용이긴 하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 오마주처럼 반복되는 것은 그 속에서의 인간의 보편성이 적나라하게 분출되고 있으며, 수긍을 이끄는 충분한 공포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공간은 그리 많은 변화를 겪지 않는다. 아마도 세트와 관련된 영화 비용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제대로 만들었기에 영화 속 공간의 질감을 즐겁게 느낄 수 있었다. 공감각적으로 말이다.
  자신의 열망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우석 (정재영 분)의 변화는 영화 그 자체의 분위기다. 일이 점차 엉망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의 그의 분노와 광기는 인간의 고통을 기괴하면서도 매력적으로 형상화시킨 캐릭터다. 아마도 영화의 시작과 끝을 만드는 그는 최초의 타임스릴러를 멋지게 탄생시킨 가장 극적인 힘이 됐다. 그리고 그를 무서워하면서도 좋게 느껴진다.
  영화 속 물리학의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좀 어려운 대상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무난히 진행되어서인지 큰 무리 없이 이해되긴 했다. 과학 영화라고 무서워할 것까진 없다고나 할까? 하긴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 소재를 갖고 있는 공각기동대를 보는 공포감을 느끼지 않아 다행이었다. 로맨틱 코미디를 예쁘게 만들었다는 김현석 감독의 외박은 여러 가지 면에서 좋게 보인다. 확실히 자신의 색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은 열정이 그 능력과 결합됐을 때 어느 정도까지 보여줄 지를 확인시켜주는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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