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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하고 늘어지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ldk209 2013-12-19 오후 3:47:56 759   [1]

 

장황하고 늘어지고... ★★☆

 

소린(리차드 아미타지)과 간달프(이안 맥켈런), 빌보 배긴스(마티니 프리먼) 등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전편인 <호빗 : 뜻밖의 여정>에서 사악한 용 스마우그(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뺏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여정에 돌입한다. 1편은 왜 원정대가 꾸려졌는지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데 보냈다면, 이제 2편인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이하 <호빗2>)에선 ‘외로운 산’을 향한 험난한 여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간달프와 별도로 움직인 원정대는 오크족에게 쫓기다 어둠의 숲에서 거대한 거미와 사투를 벌이기도 하고 레골라스(올란드 블룸), 타우리젤(에반젤린 릴리) 등의 엘프족에게 붙잡혀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빌보의 기지로 감옥에서 탈출한 이들은 드디어 ‘어둠의 산’에 도착, 용 스마우그와 일전을 벌인다. 한편 간달프는 악의 세력의 부활을 목격하고 피하려다 사로잡히게 된다.

 

<호빗2>를 보고 난 이후 내가 쓴 전편의 감상평을 찾아보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대략 다음과 같은 얘기들이 있었다. ‘<반지의 제왕>의 이야기와 장면이 겹친다. 서사에 별 관계도 없는 이야기와 장면으로 인해 늘어진다. 48프레임의 HFR(High Frame Rate)의 효과가 놀랍기는 하지만, 로버트 저메키스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다.’ 좀 놀라웠다. 왜냐면 <호빗1>을 보고 쓴 감상평을 그대로 <호빗2>로 옮겨다 놓아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호빗2>는 <호빗1>의 단점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호빗2>를 보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이 ‘굳이 <반지의 제왕>과 거의 비슷한 얘기를 뭐하러 반복하나?’였다. 반복이라도 되면 모르겠는데, 오히려 재미라든가 인상적인 장면 등에서 <반지의 제왕>보다 한참 떨어진다(하긴 판타지로서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수준으로라도 만든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이게 단지 전투장면의 거대함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보단 원정대 각각의 캐릭터 특성이 뚜렷한 <반지의 제왕>에 비해 <호빗>은 대부분 드워프족인 원정대의 캐릭터 특성이나 구분, 역할이 별로 없다는 점과 짧은 원작을 억지로 늘리면서 이야기가 장황하고 늘어진다는 점에 기인한다. 애당초 계획대로 길예르모 델 토로가 연출을 맡아 한편으로 끝냈다면 더 차라리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쉴 틈 없이 액션의 현장으로 관객을 몰아붙인다. 그런데 묘하게도 눈앞에 엄청 빠르고 격한 액션이 흘러가는데도 재미와 흥미가 별로 높아지지 않는다. 액션이 많다고 해서 멋진 액션 영화가 되는 건 아니다. 액션으로 가는 과정과 액션이 펼쳐지는 순간의 강렬함, 그리고 그 액션의 독특함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호빗2>는 비슷한 액션장면의 반복, 느슨함, 그리고 약한 적(오크는 말 그대로 죽기 위해 달려오는 거 같다)으로 인해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 특히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하러 나온 용 스마우그조차 별 무의미한 얘기만 반복해서 늘어놓거나 그 엄청난 파워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내내 빌보와 드워프족의 변죽만 울려대다 날아가 버리는 좀 황당한 결말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나마 레골라스의 등장과 김리의 얘기가 잠깐 언급되는 정도가 내가 이 영화에서 재미를 느낀 순간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매혹적인 엘프 여전사 타우리엘까지.

 

※ 아무리 드워프족이라도 잘 생기면 엘프와 연애할 수 있다. 그러니깐 키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 드워프족 소린 역을 맡은 배우 리처드 아미타지는 실제 189cm의 장신. 그래서 처음 <호빗>을 촬영할 때 자신을 캐스팅한 게 실수인 줄 알고 짐을 풀지 않은 채 대기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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