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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맨: 감독과 배우들이 제대로 만난 천만 관객 영화 플랜맨
novio21 2014-01-03 오전 2:24:56 471   [0]

 

  정말 감동했다.
  로맨틱 코미디도 이렇게만 만든다면 남성팬들도 올 것이다. 괜히 손이 오그라드는 그런 것이 아닌, 영화 속 인간미와 관계미학이 번뜩일 때, 남성들도 오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뻔한 공식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즐겁게 재미난 시작에서 점점 무거워지는 인간의 감성이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하지만 그런 반복이 많은 이들을 끌고 다니는 대중적 속성이라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뻔한 구도 속에 어떻게 내용을 꾸밀 것인가가 중요한데 이 영화는 그 교본을 보여 준다.
  한정석(정재영)은 사실 현대를 살고 있는 도시인의 전형이다. 과장인 듯 하면서도 사실 분초를 다투면서 살아야 하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점에서 이 영화는 그냥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서게 된다. 그의 움직임과 숨소리, 그리고 그의 어릴 적 트라우마에 힘들어하는 모습들은 사실 도시인들의 내면의 고통을 치밀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도시인들에게 정시의 도착은 이제 목숨을 건 행동이 됐다. 늦는 게 생활습관이 된 직장인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이제 모든 이들이 안다.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도 그 험한 분초의 인생에 어긋날 경우, 그 이후는 사실 어둡기만 하다.
  희화화된 한정석의 모습 속에서 슬픈 우리들이 보인다. 이런 그를 영화는 ‘플랜맨’이라 부르고 영화 제목이 됐다. 한정석의 모습 속에서 내 모습, 내 친구의 모습, 그리고 내 동료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웃기면서도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가 살고 생활하는 곳이 도시이며, 그의 뒷배경이 도시인 것은 그런 이유이리라. 타인의 시선에 결코 벗어나지 못하면서 언제나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맞춰서 살게 된 우리들 속에 한정석이 있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유소정(한지민)의 유쾌한 반란은 위험하면서도 재미있다.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그런 그녀에게 관객들이 빠져들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유소정, 정말 매력적이다. 과거로 인해 낑낑거리는 한정석과 달리 그녀는 멋지게 한방 날리면서 유쾌한 노래를 부른다. 그녀의 매력적인 노래들인 ‘유부남,’ 그리고 ‘플랜맨’은 세상을 향한 유쾌한 고함이다. 노래 가사 속에 담긴, 우울함과 비열함에 대한 한방은 이 영화의 숨은 진주다. 노래를 부르는 유소정의 모습은 한지민의 폭발적인 연기력 덕분에 더욱 빛을 발했다. 사실 한지민이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제 한지민이란 배우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영화가 증명하고 있다.
  주인공인 이 둘, 사실은 한 시대를 살면서 갖게 되는 운명적인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둘 다 행동의 방식은 다르지만 그래도 그들은 슬프다. 자신의 슬픈 이면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스스로 영화 속의 캐릭터 자신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방법은 다르지만, 그들 뒤엔 무척 슬픈 고통이 숨쉬고 있다. 특히 한정석의 자기 고백의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다. 그리고 사실 매우 슬펐다. 어린 시절의 자그마한 소망이 엄청난 비극으로 화한 이후의 변화에 대한 이유는 지금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넘어 슬픔과 감동을 전달해 준다. 그런 후의 변화된 그의 모습 속에서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우울한 도시인들의 자화상이 느껴졌다면, 내가 오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슬픔은 그냥 혼자만의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이런 우울함은 영화 속에서 멋지게 사라진다. 어설픈 사랑 고백이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영화 속 지방질을 확실하게 빼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좀 더 높였지 않았나 싶다. 그들의 인간관계는 다음의 스토리로 자연스레 상상될 뿐만 아니라 정말 관객에게 보여준 것은 치유되는 그들의 환한 모습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것 때문에 이 영화, 많이 기억난다.
  정재영, 정말 뛰어난 배우다. ‘열한시’에서 탐욕을 주체 못해서 결국 똑 같은 미래만을 만들었던 불운의 과학자를 제대로 연기했던 그였기에 이번 영화를 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만들었다. 아니 무척 보고 싶도록 만들었다. 그 덕분에 한지민의 매력까지 덤으로 봤다. 노래를 이 정도로 할 줄 몰랐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유쾌한 캐릭터 유소정의 활력 있는 매력이 더욱 빛이 났다. 사실 하나의 캐릭터가 아닌, 슬픔과 쾌활함을 자유자재로 오고 가는 캐릭터를 만든 그녀의 능력에 캐스팅이 제대로 됐다는 것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말 주목해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감독 ‘성시흡’이다. 사실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이 감독이 이렇게 일을 낼 줄 몰랐다. 잠시나마 그의 과거를 봤지만 그가 얼마나 주목 받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대형사고를 칠 영화를 만들었다니 한국 영화계는 겹경사를 만났다. 이런 영화가 천만 명의 관객을 끌어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웃고 슬픈 속에서 담긴 현대의 우울한 자화상과 그것을 걷어내는 활력이 이 영화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을 현대인들이 보고 싶지 않을까? 참 모든 것이 제대로 만난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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