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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에 비해 에피소드가 단순하고 얇고 가늘다... 엔더스 게임
ldk209 2014-01-03 오후 8:40:48 863   [1]

 

메시지에 비해 에피소드가 단순하고 얇고 가늘다... ★★★

 

일사분란하면서도 예측하기 힘들게 움직이는 ‘포믹’이라는 외계 종족의 공격을 받아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어가며 겨우 적들을 물리치는 데 성공한 인류는 수십 년이 흐른 후 반격을 준비한다. 적들을 물리치기 위해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십대 초반의 아이들을 지휘관으로 선정하기로 한 우주함대는 뛰어난 지능과 리더십, 전략을 지닌 소년 엔더(아사 버터필드)를 발탁, 지휘관으로 키워나간다.

 

엔더의 형은 너무 폭력적이어서, 누나는 너무 다정해서 탈락한 반면, 엔더가 지휘관으로 발탁된 이유는 형의 폭력성과 누나의 다정함이라는 양면이 함께 내재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교관인 하이럼(해리슨 포드)은 엔더의 자질을 알아보기 위해 일부러 중도 탈락을 시키기도 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하게 하기도 한다. 그런 시련이 닥칠 때마다 엔더는 탁월한 전략과 리더십(강함과 따스함이 적절히 배합된)으로 고난을 헤쳐 나가며 지휘관으로 임명될 수 있는 최후의 시험에 나서게 된다는 게 <엔더스 게임>의 골자다.

 

스토리에서 알 수 있듯이 <엔더스 게임>은 전형적인 성장 영화의 틀을 따르고 있으며, 아마 가장 스케일이 큰 성장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외계종족과의 대결이라는 SF적 설정을 제외하고 보면, 왕따 학생, 자신만 괴롭히는 상급생, 호의를 베푸는 여학생 등 아이들이 주인공인 학원 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이야기들을 품고 있기는 하다. 물론 너무 단순화시켜 본 것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엔더스 게임>은 꽤 매력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주로는 메시지 차원에서 그러하다. 나는 영화가 다 끝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다양성이 존중되는 인류와 거의 한 몸으로 움직이는 즉, 파시스트적 외계종족과의 대결에서 인류가 승리한다는, 즉 아무리 강해보여도 전체주의는 멸망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라고 심히 착각(!)했다. 그런데 실제 영화와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메시지였다. 대체 왜 외계종족의 특성을 그렇게 설정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엔더스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이해, 우리와는 다른 존재와의 공존 가능성, 평화 등이며, 승리를 위해 상대를 완전히 절멸시키는 게 얼마나 잔인한 짓이지를 알려준다.

 

그런데, 성장이라든가 그런 메시지를 위해 영화가 끌고 나가는 이야기들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얇고 가늘게 느껴진다. 엔더의 천재적 전략을 확인하는 건 단지 몇 번의 에피소드에 불과한데, 그렇게 대단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예를 들자면, 자신을 괴롭히는 학우와의 일대일 싸움에서 이미 상대가 쓰러졌음에도 배를 계속 가격한 이유가 ‘확실한 승리’ ‘나중의 승리를 위해서’라는 데 사실 이런 논리는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얘기다. 한국 정치권을 보라. 분명 잘못한 사실인데도 사과를 기피하는 이유는, 사과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확실한 정치적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의 가장 주요한 인물들인 아이들의 연기도 전반적으로 너무 딱딱해서 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이 부분은 나중에 생각해보니 인류의 운명을 어깨에 걸머쥔 아이들이 딱딱하고 경직되어 있음은 오히려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싶기는 하다.

 

※ 아무래도 원작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게 나았을 것 같다. 원작소설은 미국에선 리더십과 심리학, 난독증 치료를 위한 교재로 사용된다고 한다.

 

※ 너무 급작스러운 엔딩은 심히 곤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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