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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수는 과연? 신의 한 수
koogy22 2014-07-08 오후 3:41:15 1247   [2]

뻔뻔한 거짓말은 기본, 속임수와 최첨단 기술들이 총 망라된 하나의 거대한 사기 게임.
들키지 않고 상대를 농락하는 것이 가장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인식되는 게임.

내기 도박.

어떤 속임수를 썼든 들키지 않고 이겼다면 당당하게 보상을 요구할 수 있고,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상대의 트릭을 알아내지 못한채 패배했다면 골리앗도 다윗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승부가 갈린 시점에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도박판에 돌아올 수 없으니까.
한 판을 져도 도박판에 붙어 있을수만 있다면 역전의 기회야 언제든지 있으니까.

영화 <신의 한 수>는 바둑으로 승부를 보는 내기 도박의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개봉 1주 전에 <트랜스포머4>가, 개봉 1주 뒤에는 <혹성탈출2>가 개봉하는데도 패기 넘치게 출사표를 내던진 <신의 한 수>!
8년 전에 나온 <타짜>의 아류가 아니냐는 비아냥에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신의 한 수>!

과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타짜>와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감독이 선택한 '한 수'는 무엇일까? 그의 한 수는 '신의 한 수'일까, '패착'일까?

<신의 한 수>는 훌륭한 수이지만 신의 한 수는 될 수 없었던 무기로 무장한 액션 영화다.

 

정우성! 그대의 이름은 정우성!

감독이 선택한 수 중 하나는 배우 정우성의 기용이다. 나이가 들며 여전히 멋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둥글둥글 해져가는 그의 외모에 대놓고 드러낼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던 팬들이여, 그가 돌아왔다! 최근 몇 작품 중 가장 샤프한 얼굴선으로 나타난 정우성은 자신이 가진 장점(간지라든가, 멋있음이라든가, 기럭지라든가, 눈빛이라든가, 목소리라든가...)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감독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해낸다. <트랜스포머>와 <혹성탈출>에는 이 정도의 얼굴과 기럭지를 가진 배우가 나오지 않으니 감독의 수는 물론 훌륭하다.

 

왜 바둑하다가 치고박고 싸우냐고? 보고 말씀하시죠...

"뭐야, 바둑 하는데 왜 치고 박고 칼로 쑤시고 해? 말도 안돼~"

<신의 한 수>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 꽤나 많은 이들의 반응이 이랬다. 그도 그럴것이, <타짜>에서 활용한 화투야 워낙 도박에 많이 쓰이니 받아들이기가 쉬웠지만, 점잖게 않아 겨루는 바둑을 두다가 타짜 이상의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라면 이상해 보일 수밖에 없을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의외로 받아들이기 쉽도록 설정되어 있다. '바둑을 두다가 싸우게 되는' 소재가 아니라 처음부터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영화인데다, 그 설정이 터무니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터져 나오는 액션씬들에 어느새 동의하게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감독의 두번째 수, '액션이 들어간 도박 영화'가 아니라 '도박이 중요하게 들어간 액션 영화' 작전이다.

 

액션... 그래 좋아 액션... 근데... 내가 원한게 이런건가?

그리고 이 지점부터 감독의 수가 훌륭하긴 하나 신의 한 수가 될 수는 없는 이유들이 포착된다. '바둑'을 이용해 승부가 갈리고 나름의 작전들도 항상 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해결책이 되는것은 어김없이 '액션'이다. 계획되로 진행되는 함정도 아니고 말 그대로 주인공의 싸움 실력에 문제의 해결책이 달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비중이 크다보니 바둑은 결국 주인공이 마음놓고 싸우기 위한 장을 마련해 주기 위한 단계일 뿐인가 싶을때가 있다. 정작 바둑 대국의 경우 실제로 감수까지 받았다고는 하나,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사와 배우들의 표정만으로 표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바둑'만이 선사할 수 있는 쾌감이 얼마나 전달되었는지는 미지수이다.

물론 청소년 관람불가이기는 하나, 주인공의 감정에 관객을 이입시키기 위해 액션씬에 필요 이상의 가학성이 가미된 것은 아닌가 싶은 점도 아쉬운 대목 중에 하나다. 또, 영화가 전개되며 어느새 액션영화의 공식을 따르다보니 스토리 전개상 명확하지 않게 표현되는 부분이나 쉽게 쉽게 넘어가는 부분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피할 수 없는 그 이름.. <타짜>...

2006년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는 탄탄한 원작, 훌륭한 배우들, 그리고 실력 있는 감독이라는 삼박자의 조화를 과시하며 화투 도박판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 대단했던 <타짜> 이후 본격 도박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신의 한 수>가 처음이기에(어쩌면 <타짜>와 비교 당할까봐 그동안 도박 영화가 안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두 영화의 비교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감독의 수들은 결국 신의 한 수가 되지 못하게 된다.

주인공을 이끌어가는 동기와 액션씬의 비중이 다를 뿐, <신의 한 수>의 캐릭터 구성이나 연결관계, 영화의 진행 과정은 <타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나온 영화와 구성이 비슷하다는 것 만으로 <신의 한 수>가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그럼에도 먼저 나온 영화가 8년이나 전의 영화이고, 전국적으로 흥행을 한 이상, 더 훌륭한 각본이나 더 신선한 포인트들을 넣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도박을 소재로 삼은 재미있는 액션영화! 그게 <신의 한 수>!

감독이 <타짜>류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는지 <타짜>의 느낌만을 살린 액션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에 계속 떠오르는 비교점을 나열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왜냐면 <신의 한 수>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액션영화이기 때문이다. <타짜>를 기대하며 영화를 보고 나온다면 그대는 십중팔구 "타짜는 이랬는데~"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고 "이게 요즘 재밌다며?"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간다면 "재밌네~" 하며 영화관을 나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를 편하게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후자를 선택하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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