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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군도: 민란의 시대
ipra2 2014-07-25 오후 1:35:49 12397   [2]

내가 137분의 러닝타임 중 제일 놀란 장면은 황당하게도 '오프닝 크레딧' 이었다.

 

"각본이 윤종빈이 아니었어??"

 

개인적으로 그동안 윤종빈 감독을 한국 영화 미래의 기수 라고 높게 생각했던건

'시나리오를 쓰는 능력' 에 있었다.

 

<용서받지못한자> : 군대로부터 파생되어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상명하복 개인획일 문화

<범죄와의전쟁> : 해외 장르를 가장 한국적으로 착화시킨 진정한 우리나라 갱스터 무비

 

이렇게 그동안 한국 영화에 없었던 착점을 젊은 감독(79년생)이 짚어내는 행보가 흥미로웠는데다,

자고로 영화는 결말이 좋아야 좋은 영화라고

마지막 "너는 어른이 먼저 되야 돼", "대부님(화들짝)" 의 펀치 라인은 정말 감탄스러웠다.

 

 

그에 반해 영상을 연출하는 능력은

많은 선배 영화들의 레퍼런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에 의지(그 좋은 배우들을 섭외한것도 다시 좋은 각본으로 귀결)

한다고 비교적 높지 않게 봤었고

그럼에도 각본을 잘 쓰는 감독은 연출이야 차차 늘면 되는거니 언제든지 터질수 있다는게 나의 지론이었다.

 

지난 많은 시간 윤종빈 감독의 <군도> 를 기대해온 이유 역시 위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는데

그게 상영 5분만에 무너져버렸다는 것...

 

 

전작으로 인정을 받은 감독이 3,4번째 필모에서 100억대 블럭버스터를 받는,

많은 감독들이 거쳤던 똑같은 과정을 윤종빈도 거쳤는데

그게 본인의 각본이 아닌, 기획 영화 였다니...

 

나는 그 크레딧을 볼때 이미 이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가늠이 왔다. (17일 시사회로 관람)

 

 

  

 

현재 크레딧에 윤종빈은 '제작, 연출, 원안' 으로 나와있다. (각본은 다른 사람)

여기에 플러스, <범죄와의전쟁> 상영이 끝나자마자 바로 차기작 준비에 들어갔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대략적인 추측이 나오는데..

 

 

윤종빈은 자기가 찍고싶은걸 찍은거다.

데뷔작이 크게 주목 받았던 감독이 2번째 영화는 패스 3번째에서 흥행/비평을 모두 잡은 상업 영화를 잘 만들어냈으니

4번째의 윤종빈에겐 자연히 촬영과 캐스팅에 전권이 주어지고, 더불어 직접 제작까지 관여 할만큼 몸집이 커진다.

이렇게 영역을 넓히고 나면 얼마나 바쁘겠나, 자연히 시나리오는 전문 각본가에게 자신의 아이템과 설정만 전해주고 하청을 맡긴다.

 

 

'능력껏 위치를 높여 무언가를 내 뜻대로 할수 있는 위치가 되다'

 

이건 윤종빈이 아닌 그 누구라도 가슴 벅 찰 상황일테다.

특히나 이건 눈에 보이는 분명한 유형의 무언가를 만드는 창작의 직업인데다

150억 이란 어마무시한 자본이 '내가 하고싶은 것' 을 위해 도와주겠다니 ㄷㄷ 꿈 같은 일이다.

 

 

 

 

그런데

<군도>라는 결과물은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리산 웨스턴' 을 표방 하듯, 많은 액션과 구도와 색감과 음악에서

윤종빈의 머릿 속에 있던 수많은 레퍼런스가 구현되지만

배분과 호흡에 있어 갈피를 못 잡고, 본인만 신난 단순 나열에 머무른다.

 

 

나는 지금 윤종빈의 4번째 영화 <군도>를 악평 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윤종빈은 위너다. 

 

'36살 젊은 나이에 다른 사람의 투자 150억을 받아 자기가 꿈꾸던 것을 마음껏 한 사람'

 

 

그리고 아마 하정우/강동원의 티켓 파워에 기대어 손익분기점 똔똔은 칠 것이고..

윤종빈은 투자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게 될 것이고..

 

그리고

다시 자기가 잘하는 것(자기가 쓴 각본)으로 돌아올것이다.

 

이 <군도> 라는 과정과 시행 착오 역시나 윤종빈이 본인이 스스로 얻어낸것이다.

 

 

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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