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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장화, 홍련] 포기하세요.. 장화, 홍련
ysee 2003-06-11 오후 5:10:37 5171   [18]
감독: 김 지운 주연: 임 수정, 문 근영, 염 정아, 김 갑수

<호>[장화, 홍련] 포기하세요..

한국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 대기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개봉예정작 중의 한 편이 바로 "장화, 홍련"이다. 기묘하면서도 섬뜩한 분위기를 담아낸 포스터는 민원이 들어올 정도로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느껴진 만큼 기대되었던 "장화, 홍련"을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시각과 청각에만 집중된 공력은 심히 부담스럽게 다가오게 하며.. 친절(?)하게 이것이 해답이요 설명하듯이 질질 끌고 가는 이야기 흐름 때문에 관람 내내 짜증과 화만 돋구는 영화였다. 강한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고 해야하나..? 실망도 실망나름이다.

"장화, 홍련"이 풀어낸 공포와 내러티브는 [김지운] 감독이 지난해 선보였던 [메모리즈]의 연장선상밖에 되지 않아 전혀 새롭지 않기에 심한 배신감이 들었다. 영화 "쓰리"의 한국편인 단편 "메모리즈"의 이야기는 여 주인공이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낯익은 공간 헤매다가 마침내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순간 자신은 이미 죽은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된다는 영화로, [김지운]감독이 "메모리즈"에서 선택한 공포는 기존에 공포, 호러 영화들이 가장 많이 써먹는 수법을 고스란히 이용했는데, 그 방식은 순간 순간에 터져나오는 시끄러운 음향효과와 긴장감을 주기 위해 빠르고 느린 음악을 이용해 인간의 심리 상태 그리고 불쑥 튀어나오거나 움직임을 담아낸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순간적으로 놀래킬 수 있으나, 돌아서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 편안한 공포 영화로 인식된다. 이런 스타일을 단편에서 이용하여 좀 더 나은 공포를 선사할 것 같았지만, "장화, 홍련"에서도 자신만의 룰을 그대로 적용시켜 전혀 새롭지 않은 공포를 담아내었다는 것이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은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두 자매가 계모의 음모로 억울하게 죽어 원혼이 된다는 전형적인 계모형 가정 비극을 다룬 이야기이다. 이런 비극적인 가족이야기를 영화는 각색을 한 것이 아니라 모티브만 빌려와 새롭게 이야기를 재창조한 것이다. 새롭게 재창조되었다는 것은 "장화, 홍련"의 가족이야기이다. 계모에 의해서 두 자매가 괴롭힘을 당하고 죽음을 맞이하면서 복수를 한다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논리가 적용된 이야기가 아니라, 계모의 출현보다는 두 자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미스테리한 가족간의 관계 형성으로 알 수 없는 공포와 미스테리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공포는 무서워야 한다는 룰을 이 영화는 지켰는지.. 감독이 담고자 했던 연출 의도는 무엇인지 한번 짚어 볼까 한다.

영화의 시작은 한 명의 정신과 의사와 머리카락이 얼굴 전체를 감싸 안은 한 여성 환자로 시작되는데, 관객들은 분명 어떠한 사건이 벌어졌었고, 그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들어가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생각하면서 사건 속으로 정신과 의사와 함께 들어갈 것이다. 영화의 시선은 관객의 시선과 같이 움직이는데, 그 시선은 두 자매 [수미:임수정], [수연:문근영]에게 맞추어져 있다. [수미] 와 [수연]의 보금자리는 인적이 드문 시골에 위치한 일본식 목재 가옥이며, 아빠 [우현:김갑수]과 계모인 [은주:염정아]와 함께 살아왔었다. 필자가 "살아왔었다"라고 표현한 것은 계모 [은주]와의 만남에서 [수연]은 상당한 두려움에 떨고 있으며, [수미]는 강한 적대감으로 계모를 대하고 있기 때문이고 오래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것이 보이기에 "살아왔었다"란 표현을 한 것이다.

두려움과 적대감은 감독이 연출하고자 했던 의도가 녹아있는 표현으로 계모와 전처 자식간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신경전으로 보이지만, 서로에 대한 두려움, 증오, 공포란 껍질이 서서히 풀어질 때 왜 두려움과 적대감이 녹아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영화가 선택한 가족간의 관계 속에서 밝혀지는 진실로 말미암아 느껴지는 공포는 "알찬" 공포라면 "텅빈" 공포는 이들이 살고 있는 일본식 목조 가옥이다. 목재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고요할 때 아주 기분 나쁜 소리.. "삐거덕" "끼~이~익", "쿵~쿵" 하는 소리가 아주 잘 표현되기 때문이다. 목재는 따뜻함을 주기도 하지만 아주 차가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런 목재의 특성을 살린 그들의 공간은 역시나 빛이 약하게 퍼지고, 어둠을 유지하고 있다. 밝음과 어둠을 이용하여 시각적인 긴장감을 주어 공포를 자극시키겠다는 의도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초보적인 공포 연출력이기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다.

[수미]가 방안에 들어서서 먼저 하는 일은 멈추어져 있던 벽에 걸린 시계의 바늘을 움직이는데 시간을 보지도 않고 "오후 2시 35분"으로 맞추는 것은 분명 그 시간에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커다란 복선과 다름없지만, 단서를 주기 위한 하나의 액션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복선이란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공포, 스릴러, 미스테리 영화는 분명 단서를 제공한다. 특이나 미스테리를 다룰 때면 복선은 사건의 결정적 증거와도 같기에 관객은 퍼즐 맞추듯이 숨겨진 복선들을 기억하면서 후반부에 모든 것이 풀어졌을 때 짜릿한 희열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장화, 홍련"에서는 복선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것이 복선이었나 할 정도로 결정적인 연관성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가장 대표적으로 앞서 언급한 [수미]가 시계를 오후 2시 35분으로 맞추어 놓은 것과, [수연]이 자신의 방에서 옷장을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면, [수미]의 꿈에서 나타난 혼령이 하혈을 하고, 꿈에서 깨어나 함께 잤던 [수연]이 월경을 했기에 생리대를 챙겨 주고, [수미]가 화장실에서 자신의 하체를 바라보면서 모호한 표정을 짓는 모습, 계모 [은주]의 남동생이 저녁 식사를 하러 왔지만, [수미], [수연]은 함께 식사를 하지 않고, 남동생의 아내가 간질 환자처럼 호흡 곤란으로 위기의 순간 때 싱크대 밑을 바라보는 남동생 아내의 눈동자를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하고 나서 돌아가는 씬에서 아내가 싱크대 밑에서 무언가를 보았다고 하면서 싱크대 밑을 재탕으로 보여줄 때 나타난 혼령의 모습, 아버지가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란 대사와 부부이지만 잠자리를 따로 하는 행동 등이 대표적으로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는 결정적 증거와도 같은데 연관성이 상당히 미약하고, 후반부에서 친절히 설명하는데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므로 그리 중요한 단서 같지 않은 느낌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을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시각을 통해 "장화, 홍련"을 보고 있었지만, 영화는 아예 처음부터 평범함을 거부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애초부터 영화의 이야기는 허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허구의 세계에 대해서 언급하기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제공되기에 더 이상 언급할 수는 없다. 단지 알려준다면 이 영화는 두 번의 반전이 있다. 첫 번째 반전은 솔직히 놀라웠지만, 첫 번째 반전이 드러나는 순간부터 너무나도 친절히 설명하고 있는 두 번째 반전으로 가는 흐름에서 짜증이 마구 밀려온다는 것이다. 첫 번째 반전 하나로만도 충분히 관객의 뒤통수를 때릴 수 있고, 깔끔한 공포 미스테리 영화로 인식될 수 있었으나, 좀 더 깊이 풀어내려고 했던 두 번째 반전의 이야기는 미진하게 진행되었던 흐름을 일 순간에 상종가를 치게 하다가 바로 급하강 하면서 자살 수를 던진 멍청한 연출의도란 것이다.

영화는 시각적인 스타일에만 치중한 나머지 기교만이 넘치고 있으며, 단편 "메모리즈"를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토록 두 자매가 두려움과 적대감을 가졌던 이유.. 아니 [수미]가 돌이키고 싶었던 시간은 [수미]가 돌려놓은 오후 2시 35분의 시간만이 해결 해줄 수 있지만, 그러치 못하기에 두렵고 자신만의 공포에 빠져든 것이다. 고요하고 긴장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선택된 코드들은 공포 영화의 관습을 벗어나지 못한 감독의 연출력으로 인해 짜증과 화만 남게 만들기에 소위 사이코 드라마를 연상케 하고 있으며, 기나긴 인내심이 필요로 하는 영화이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 팬들이라면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고요..등골이 오싹한 것을 기대한다면 아예 포기를 하고 관람을 하세요.. 애인의 품에 안겨서 관람하고픈 여성이라면 포기하세요.. 영화를 보면서 스킨쉽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이 또한 포기하세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단지 영화가 끝나고 나서 이 영화 이야기가 어떻게 된 거야 하고 질문 공세만 융단 폭격처럼 던져질 영화랍니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총 0명 참여)
튜브보고 강렬하다는 호.. 이 인간의 영화평은 절대 믿을수 없다.. '공포는 무서워야 한다는 룰'..? 푸하하~   
2003-06-19 00:03
정말무서운장면이다른영화에비해상당수 적었지만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공포를 느낄수있는 분위기가 정말 끝내주더군요   
2003-06-15 21:05
메모리즈의 연장선이 아니라 감독 스타일이 아닐까요?   
2003-06-14 17:44
정말 무섭다고 소문난 시나리오에 비해 조금 떨어질수있으나 수미에게 충분히 동화될 수 있는 영화였음.   
2003-06-13 01:53
대중성이 별4개인듯.. 예매율이 40%가 넘어요   
2003-06-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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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2003, A Tale of Two Sisters)
제작사 : 마술피리, 영화사 봄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공식홈페이지 : http://www.twosist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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