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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Llewyn Davis, Inside Us 인사이드 르윈
jojoys 2014-02-01 오후 2:31:34 14275   [2]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르윈의 삶을 통해 관객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05분

조엘 코엔, 에단 코엔 감독 /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 개인적인 평점 : 9점

다들 세뱃돈 많이 받으셨나요? 아, 제 리뷰를 읽으시는 분들은 주로 저처럼 세뱃돈 주시는 입장이신가요? 어제 기사를 보니까 초등학생 10명 중 6명이 세뱃돈으로 5만원 이상을 원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실렸던데 이러다가 조만간 새뱃돈으로만 한달 월급이 날아가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걱정까지 되네요. ㅎㅎ

오늘은 지난 목요일(30일) CGV대구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인사이드 르윈> 이야기를 해볼려고 하는데요. 데뷔작인 <분노의 저격자(1994)>에서부터 제 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을 수상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형제 감독 중 하나(물론, 워쇼스키 남매라던지 코미디 외길 인생 패럴리 형제도 빼놓을 수 없겠죠? ^^ 故 토니 스콧 감독과 리들리 스콧 감독도 형제 감독이긴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세 형제자매는 거의 항상 공동 작업을 해온 반면, 토니 스콧 감독과 리들리 스콧 감독은 대부분 서로 따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서 제외시켰네요.)로 자리매김한 코엔 형제의 작품 <인사이드 르윈>. 과연 어떤 작품이었길래 국내외 평론가들로부터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인지 지금부터 제가 느낀데로 솔직하게 말씀드려볼께요. ^^

무엇 하나 뜻데로 되는 일 없는 무명 포크 가수 르윈 데이비스의 이야기

줄거리 1961년 2월의 어느날. 찬 바람이 쌩쌩 휘몰아치는 뉴욕의 한 거리를 겨울코트도 입지 않은체 고양이 한 마리를 덩그러니 끌어안고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는 꾀죄죄한 몰골의 한 남자가 있는데요. 그의 이름은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삭). 자기 몸 하나 뉘일 집이 없어서 매일 밤 지인들의 쇼파를 전전하며 쪽잠을 자고, 오랫 동안 함께 음악을 해온 친구 짐 버키(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와이프인 (캐리 멀리건)과 불륜을 저질러 누구 애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진의 낙태 수술 비용을 짐에게 빌려달라고 손을 벌리기까지 하는 철면피/민폐/빈대/루저죠. ^^;; 그렇게 하루하루 대책 없는 인생을 살아가던 르윈은 시카고의 유명 프로듀서이자 클럽 'Gate of Horn'의 오너인 버드 그로스만(F.머레이 아브라함)에게 오디션을 보기 위해 무작정 시카고로 향하게 되는데요. 왕철면피/민폐/빈대/루저인 르윈은 유명 가수가 되고 말겠다는 자신의 꿈을 과연 이룰 수 있을까요? ^^

<인사이드 르윈>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구질구질한 인생을 살아가는 르윈이라는 인물을 통해 관객 스스로가 그동안 '살아왔던 날'들을 되돌아 보고, 또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다짐을 세우게 해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삶이란 결코 즐겁지만도, 아름답지만도 않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그런 작품이더라구요.

솔직히 제가 관람한 상영관만하더라도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아, 이 영화 괜히 봤어!!', '진짜 지루해 죽겠어!!', '이런 영화가 뭐가 잘 만든 영화라는거야?'라는 식의 관객들의 투덜거림이 끊임 없이 제 귓가에 들려올 정도로 일반적인 상업 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들에게는 단순히 지겹기만한 영화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작품이었는데요. 하지만 전 코엔 형제가 여러 무채색 이미지들과 영화 곳곳에서 들려오는 운 포크송 속에 노랫말을 통해 들려주는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지켜보며, 참으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또 생각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동안이나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답니다. ^^

※ 이후의 글들은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를 원하시지 않으시는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게 좋겠네요. ^^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사이드 르윈>은 르윈의 사소한 일상을 담은 장면 하나하나에서부터 극장안에 부드럽게 울려 퍼지는 포크송의 가사에 이르기까지, 그 속에 영화를 지켜보고 있는 바로 우리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점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짙은 안개와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깊은 밤, 가로등 하나 없는 도로 위를 희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만 의지한체 달려가는 르윈의 모습을 통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를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 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르윈이 깜깜한 도로위를 헤치고 나아가던 중에 우연히 마주하게 된 수년전 헤어진 여자친구 다이앤이 살고 있는 애크론으로의 갈림길처럼,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중에 무수히 많은 삶의 갈림길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과연, 여러분은 지금 옳은 길을 선택해 달리고 계신가요? 혹시나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때문에 정작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계시진 않나요?

<인사이드 르윈>의 주인공인 르윈은 자신의 유일한 팬이자 지원자인 콜럼비아 대학교 사회학과 골파인 교수 부부가 애지중지 하는 고양이를 어이없게 길냥이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덤벙거리고, 콘돔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린이 임신이 될 정도로 마이너스의 손인데다가,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밝고 활기 넘치는 노랫말 대신 자신이 추구하는 어둡고 염세적인 노랫말만을 고집할 정도로 지나치게 프라이드가 강한 남자인데요. 심지어 악보도 볼 줄 모르면서 말이죠. ^^;; 이런 르윈의 모습이 한 없이 작고 초라하게 보임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그를 비웃거나 동정할 수 없는 이유는 그런 그의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기 때문이죠.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에 '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나만 왜 이렇게 불행한거야?',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건드리면 결코 가만 있지 않을꺼야!!'라는 식의 혼잣말과 다짐들을 무수히 되뇌이며 살아온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말이에요. ^^

코엔 형제가 르윈의 행동과 그가 경험하게 되는 사건들을 통해 묘사하고 있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은 실제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굴곡들을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하게 담아내고 있었던 까닭에 영화를 보는 동안 저도 모르게 자꾸만 감탄사를 내뱉았었는데요. 르윈이 멜 노비코프(제리 그레이슨)의 레거시 레코드사의 창고 구석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던 자신의 음반을, 알 코디(아담 드라이버)의 곰팡내 풍기는 집에 들고와서는 거실 테이블 밑에 아무렇게나 쑤셔넣으려던 찰나에, 그곳에 이미 먼저 처박혀 있었던 알 코디의 음반을 발견하고는 시카고의 'Gate of Horn'으로 떠날 결심을 하는 모습은 어떤 이에게 있어서는 아무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쓸데 없는 장면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요. 하지만 누군가는 그 장면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한 순간을 떠올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하죠. 나만 힘들고 나만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에 빠져 절망 속에서 허우적데고만 있던 순간(르윈의 상황), 나와 똑같이 힘든 삶을 살아가면서도 결코 꿈을 포기할줄 모르는 타인의 삶(알 코디의 상황)을 통해 다시 한번 세상과 맞서 싸울 용기를 불태우던 그 삶의 순간을 말이에요.

이 밖에도 <인사이드 르윈>은 러닝 타임 내내 등장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포크송 가사에서부터 무채색으로 가득한 미장센과 소품등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계산하고, 촘촘하게 짜여져, 깨알 같이 녹여 놓은 우리네 삶에 모습을 마주하게 해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진한 여운에 빠지게 만들어주는 정말 멋진 작품이었는데요. 직접 각본과 연출, 편집, 프로듀싱까지 담당한 코엔 형제의 천재성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인사이드 르윈>이 아니었나 싶네요. ^^

코엔 형제의 공식 질문? What art you doing?

르윈이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본 휴게소 화장실 벽에 쓰여진 'What are you doing?'이라는 낙서처럼, 코엔 형제는 똑같은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었는데요. 아주 어릴 때 부터 음악을 사랑했고 평생 음악에만 미쳐서 살았던 르윈이, 똑같이 길거리 뮤지션으로 시작해 승승장구하는 짐&진이나, 자신보다 훨씬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앞서 나가는 트로이 넬슨(스탁 샌즈)을 지켜보며 느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음악을 포기하려는 마음까지 먹게 되는 일말의 과정들 역시도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삶의 모습들을 꼭 닮아 있는데요. 하지만 르윈의 입장에서는 마냥 부럽기만한 그들의 삶도 알고 보면 저마다 비참하고 곪아 있기는 마찬가지였죠. 그래요. 어떻게 보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비참하기 그지 없는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엔 형제는 작품의 끝에서 비루하기 이를 데 없는 르윈과 같은 삶이라 할지라도 계속해서 살아가고, 또 비록 남들보다 뒤처지고 더딘 걸음일지라도 꿈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요. 자신을 흠씬 두들겨 패고는 바람처럼 뒤돌아 서서 가버리는 엘리자베스의 남편을 향해 잘가라고 외치는 르윈처럼 말이죠. 네, 아무리 이 세상이 온갖 시련으로 우리를 갈기갈기 찢어 놓을지라도 르윈처럼 웃으며 다시 일어나 씩씩하게 내일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네요. 덕분에 저도 한동안은 <인사이드 르윈>을 떠올리면서 으쌰으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영화를 관람하실 때, 재미와 볼거리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객들에게는 마냥 지겹기만한 <인사이드 르윈>이겠지만, 영화다운 영화를 제대로 즐기실 줄 아는 관객분들에게 있어서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포크 선율과 함께 코엔 형제가 선사하는 삶에 대한 진한 여운을 만끽하실 수 있는 멋진 영화가 되어주리라 확신하는 <인사이드 르윈>이었네요. ^^ 전 그럼 이쯤에서 <인사이드 르윈> 이야기는 마치고 조만간 <조선미녀 삼총사> 리뷰로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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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명 참여)
spitzbz
음악이든 영화든.. 자신의 꿈과 현실사이의 엄청난 괴리감을 느껴본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절절히 자신의 지금의 처지를 돌이켜보는 자서전이 되겠지만.. 그냥그냥 졸업하고 취직해서 월요일을 저주하며 사는 직딩이라면 늘어지게 하품만하다 뭘 말하고 싶은거지 주절거리다 엔드크레딧 올라가는 순간 극장문을 뛰쳐나오게될 호불호 영화.. 코엔형제는 항상 주인공은 진흙바닥까지 뭉개버리는 고상한 취미가 있는 덕에 안심하게 재밌게 보다 나왔습니다 ^^   
2014-02-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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