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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매 필로미나가 전해주는 인생에 대한 진한 성찰 필로미나의 기적
jojoys 2014-04-17 오후 3:55:41 644   [0]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신파 없이 담담하게 써내려 가는 삶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는 드라마 / 12세 관람가 / 98분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 / 주디 덴치, 스티브 쿠건.. / 개인적인 평점 : 7.5점(IMDB평점:7.7점)

 

    진도 근해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울적해지는 목요일이네요. 부디 실종자 모두 무사히 생환하는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어제(16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필로미나의 기적> 이야기를 시작해볼께요.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필로미나의 기적>은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출산하고 종교단체와 정부에 의해 아이를 뺏앗긴 필로미나 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죠. 1922년부터 1996년까지 무려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일랜드에서 합벅적으로 운영된 미혼모 강제노역시설은 수천명의 어린 아이들을 돈을 받고 해외로 강제 입양시키는 것도 모자라, 입양 관련 서류를 고의로 폐기함으로써 혈육간의 재회 또한 악의적으로 방해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그러한 가슴 아픈 사연들이 <필로미나의 기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는지, 지금부터 저와 함께 살펴보도록 하실까요?

 강제로 팔려간 아들을 50년만에 찾아나선 꽃할매의 이야기

 

줄거리 1952년,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저지른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인해 임신까지 하게 된 필로미나 리(주디 덴치 / 소피 케네디 클락(아역))는 아버지에게 의절 당한체, 아일랜드의 로스크레아 수녀원 안에 있는 미혼모 강제노역시설에 수감되어 앤소니라는 이름의 사내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데요. 필로미나가 4년의 수감 기간 중 마지막 1년만을 남겨두고 있던 1955년의 어느 겨울날, 고급 자동차를 탄 체 로스크레아 수녀원을 방문한 어느 부유한 부부가 앤소니를 데리고 떠나버리는 비극이 벌어지고 말죠. 어떻게 손 써 볼 틈도 없이 아들을 빼앗긴 필로미나는 5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홀로 속앓이를 하며 백방으로 앤소니의 소식을 수소문 해보지만, 세상 그 누구도 필로미나의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는데요. 그러던 중 앤소니의 50번째 생일날,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앤소니에 대한 이야기를 딸 제인(안나 맥스웰 마틴)에게 털어놓게 되면서 <필로미나의 기적>에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 <필로미나의 기적> 예고편 ★

 

    '50년만에 아들을 찾아 나선 어머니', '정부와 종교단체에 의해 강제로 아이를 빼앗긴 엄마' 등에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얼핏 봤을 때는 '그렇고 그런 신파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필로미나의 기적>인데요. (실제로 국내에서 똑같은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100% 신파로 만들어졌겠죠. ^^;;) 하지만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과 각색을 담당한 주연 배우 스티브 쿠건은 그렇고 그런 신파 대신 담담한 내러티브로 속에 증오와 분노, 사랑과 용서 등과 관련한 삶에 대한 깊은 성찰들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담아내고 있더라구요. ^^

 상반된 성향을 지닌 필로미나와 마틴의 흥미진진한 동행

 

    <필로미나의 기적>은 미혼모 강제노역시설과 유아 강제 입양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통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진지한 이야기 대신, 소녀처럼 해맑고 순수한 감성을 지닌 필로미나와 세상 모든일에 대해 지극히 냉소적인 시각을 지닌 전직 BBC기자이면서 동시에 영국 내각의 전직 공보관이기도 했던 마틴 식스미스(스티브 쿠건)의 동행을 통해 유쾌한 웃음(그렇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으로 필로미나의 여정을 그려내고 있었는데요. <필로미나의 기적>이 선택한 이러한 전개 방식이 보는 이에 따라서는 마냥 지겹게만 느껴질 가능성도 높지만, 전 꽤 마음에 들더라구요. ^^

 

    어린시절 성당에서 복사로 봉사한 경험까지 있지만 세상풍파에 시달리면서 자연스레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망, 냉소적인 시각등을 가지게 된 마틴과 수녀원과 정부로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과 온갖 굴욕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미워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러한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었던 자기 자신을 탓하며 그들을 이미 오래전에 용서한 필로미나. 완전히 상반된 성향을 지닌 이 두 사람의 동행은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아무의미 없는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주고 받는 것으로 비춰질수도 있을테지만 저에겐 굉장히 강한 인상을 남겨줬는데요. 필로미나에 비해서 훨씬 부유하고 많이 배웠지만 남탓과 세상탓만 하고 사느라 결코 행복해보이지 않는 마틴과 많이 배우지도 못했고 가진 것도 별로 없지만 남이 베풀어준 자그마한 선의, 살면서 겪게 되는 사소한 행복에도 진심을 다해 감사하고 그 누구보다 행복해하는 필로미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진정한 행복은 돈이나 권력처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떠올리게끔 해줘서 전 참 좋더라구요. ^^

 사회 고발적 성격보다는 자기 수양적인 성격이 훨씬 강했던 작품

 

    제가 보고 느낀 <필로미나의 기적>은 70년 넘게 미혼모 강제노역시설을 합법적으로 운영하며 수 많은 미혼모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그들의 아이들을 해외로 팔아치운 아일랜드 정부와 종교단체들을 고발하는 측면을 강조한 영화이기보다는, 닳고 닳은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보기에는 마냥 무식하고 어리숙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세상 그 누구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필로미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또 그녀가 전해주는 진한 여운에 취해 한참동안이나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들어주는 그런 작품이었는데요.

 

    물론, <필로미나의 기적>이 이같은 힘을 지닐 수 있었던건 주디 덴치(<세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주디 덴치는 <사이공:고양이의 해(1983)>, <미세스 헨더슨 프리젠츠(2005)>등에서 이미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과 함께 작업을 했었답니다.)와 스티브 쿠건의 멋진 연기 덕분이었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을테구 말이죠. ^^

 

    그럼,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고 또 생각하게 해준 <필로미나의 기적>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고, 어제 관람한 <다이버전트>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다시 한 번, 세월호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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