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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뒷모습을 보여준, 다른 이의 '사랑' 물랑 루즈
ermmorl 2014-04-27 오후 12:37:33 1439   [0]

스포일러가 포함이 되어 있을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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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수학공부를 할 때를 생각해 보자.


누구나 한번쯤 수학 정석을 봤을 것이다.(물론 다 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물론 학창시절부터 공부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한번쯤 수학정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두꺼운, 하얀색 표지의 책.


수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학창시절에 있어, 수학의 교과서라고 불리웠다.


교과서란 무엇일까.


뜻만을 생각해보면 교과 과정에서 사용되는 책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요즘 교과서 자체도 믿지 못할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하나의 구심점인 것은 맞을 것이다.


학창시절 접했던 교과서의 성향에 따라서, 역사를 바라보는 태도와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가 정립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교과서에 대한 불신은 무척이나 안타깝다.


아무리 사교육이 성행하여 학교 교육 자체가 약해졌다 한들, 교과서는 기본이다.


학원에서 접하는 문제집도 결국은 현재 사용되는 교과서를 기준으로 다시 풀이되기 때문이다.


수능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교과서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교과서는 그 나름의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기준이되는, 표준이 되는 구심점을 한다면, 그 뒤에 따라오는 부산물들이나, 후속들은 모두 그것을 기준으로 보여지게 된다.


영화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무성영화를 시작으로 벌써 100년이 넘게 흘렀고, 많은 영화들은 쏟아져 나온다.


그 중 필자가 접한 영화를 모두 합친다해도 절반, 아니 반에 반, 아니 그 반에 반에 반도 채 못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24시간 영화만 본다고 하여도, 모든 영화를 볼 수는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우리의 기억속에 남아 있는 영화는 어떤 것일까.


양산형으로 쏟아져나오는 킬링타임용 영화는 그렇게 기억에 남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기억속에 강렬하게 자극을 준 작품들이 분명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은 계속에서 '사랑'이라는 테마가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제는 다양해져 그 대상이 바뀌고, 표현방법이 바뀌고 있지만, 그 자체의 테마는 지속적으로 끊이지 않고 나온다.


이 중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나 스스로 표준이 되어버린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영화 '물랑루즈'는 이제 흔하게 이야기화되는 사랑이야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뮤지컬적 요소와 프랑스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자신만의 톡톡튀는 색을 가지고 있다.


슬픈 사랑이야기 임에도 웃음을 보여주고,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사실 극장에서 보는데, 배우들의 목소리가 배경 소리에 묻혀서 초 집중하고 봐야했, 아니 들어야했다.)


이 영화에는 슬픈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 크리스티안(이완 맥그리거), 샤틴(니콜 키드먼)을 필두로 지들러(짐 브로드벤트) 등등...


왜 지들러가 슬프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쇼의 중축이되는 자신의 뮤즈를 잃어버린 그의 슬픔을 어떻게 슬프지 않다 하겠냐는 것이다.


크리스티안이 작가가 되면서 이전에 있던 작가는 실직했고, 그도 슬프다.


이렇게 누가 가장 슬픈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이유는 이 영화에는 비극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들도 자신들만의 비극을 갖고 있지만,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보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슬픔이 느껴졌던 인물은 아무래도 공작(리차드 록스버그)이 아니었나 싶다.


가장 슬프고 불쌍한 인물 공작.


그는 둘과 다른 배역과 다르게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그에게 가장 특별한것이 바로 직위와 그것을 이용한 돈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녀를 사랑했다.


그의 사랑이 조금은 비뚤어졌을 수도 있지만, 그녀를 사랑했고 원했고, 갖고 싶었다.


크리스티안이 자신의 재주를 이용해 노래를 하고, 그녀를 위해 글을 쓰고, 시를 읊듯, 그도 자신의 지위와 돈을 이용했다.


결국 그녀가 선택한 것은 그가 아닌, 크리스티안이었고, 사랑을 얻기 위해 분투했지만, 뒤돌아서게 되었다.


등을 돌리고 문으로 걸어나가는 그의 뒷모습은 어딘지 쓸쓸하기만 하다.


시종일관 작품에 자신을 투영하고, 왜 자신은 안되느냐 자문하며 소리치던 그의 목소리는 슬픔이 느껴졌다.


그녀가 폐결핵으로 사망하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지 못하며, 결국 진정한(?) 배우가 되지는 못했으나 사랑을 쟁취했고 행복했으리라.


그도 그녀를 잃어 슬픔에 빠지고, 폐인처럼 지냈을 지 모른다.


낡은 여행자를 위한 그 곳에서 그녀를 그리워했을 지언정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이를 취했고, 그녀와의 시간을 보냈다.


공작은 돈을 잃지도, 지위를 잃지도 않았지만, 마음의 큰 병을 얻었다.


물론 누가 더 슬프냐고 기준을 정하기에는 각자 영화를 보는, 캐릭터들을 보는 입장차이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타내고, 기준 자체가 의미 없을지 모른다.


단지 필자의 눈에는, 그의 등이 한없이 쓸쓸해 보였을 뿐이다.


2001년도의 물랑루즈를 다시 봤을 때, 어떠한 감정이 들까를 고민했다.


어린나이였고, 제대로 집중도 하지 않으면서 봤던 영화.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은 작품.


많은 이들의 입에 아직까지 오르내리고, 여러 상을 받았던 것이, 로맨스 영화의, 뮤지컬 영화의 정석, 교과서는 아닐까.


진짜 교과서가 말이다.


시기와 질투, 사랑이 있는 곳, 음악과 노래, 시 웃음이 있는 곳, 물랑루즈.


이제는 물랑루즈의 아류인, 아니 체인점이 많지만, 역시 본점의 역사와 기억, 추억을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원조 신당동 떡볶이가 신당동에 즐비해 있지만, 진짜는 그곳에서도 하나일 테니까.


★ 5개 만점

★★★☆(스토리 7 연출 8 비쥬얼 8 연기 8 오락 8 총점 7.8)
지들러는 탐욕스러워 보이면서도, 사람을 아낄줄 알았고, 그 아래에 있던 샤틴은 돈과 명예를 쫓을 것만 같았으나 사랑을 갈구했다.
사랑을 쟁취하기에 최선을 다했던 두 남자의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강렬했다. 하지만, 이미 십년이 넘게 지난 이 작품은, 더이상 스토리적 특별성을 찾긴 힘들다.
훌륭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많은 시간이 지나고, 수많은 아류작들이 즐비해있다. 사실 이 작품도 뮤지컬적 요소, 소품, 배경 등이 아니었다면, 다른 어떤 영화의 아류작이 었을지 모른다.
위의 것들이 특별하기에 교과서로써 취급을 받지만, 아무리 훌륭한 교과서라도 실제의 역사를 따라잡을 순 없다. 그래도 봐야하는 교과서.
사랑을 위한 교과서를 꼽는다면, 역시 물랑 루즈가 포함될 것이다. 그곳에서 봐야할 것은 사랑을 쟁취한 이들 뿐 아니라, 실패한 이들도 봐야겠지만.


역사는 승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패자는 뒤안길로 사라져버리고 주목받지 못한다. 그리고 역사책은 쓰여지고, 교과서로 나온다. 패자도 분명존재하는데, 주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작은 보인다. 아니 보았다. 그래서 더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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