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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탈을 쓴 권력 배우는 배우다
nuno21 2013-11-03 오후 12:21:00 6770   [2]

오영(이준)은 소극장 연극에서 역할을 맡아 활동하는 무명 배우다. 그러나 무대에서 홀로 빛나고 싶은 마음에 상대 배우와 연출자를 무시하고 돌발 연기를 하다가 잘리고 만다. 그러다가 오영의 거친 매력을 알아본 장호(서범석)가 매니저가 되어주겠다며 그를 영화계로 끌어들인다. 연예계의 검은 손을 통해 쉽게 스타가 된 오영은 그만큼 나락으로 빨리 추락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영화다>(2008)는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작품임에도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드는 매력을 뽐내며 흥행했다. 5년 만에 그 계보를 잇는 <배우는 배우다>가 개봉했다.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러시안 소설>의 신연식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전작에 이어 기대감을 더했다. 아이돌 이준의 주연 도전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성적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10월부터 영화시장이 본격적인 비수기에 들어갔고, 스타가 되고 싶은 배우의 성공과 추락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영화 <톱스타>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개봉한 탓이다. 국민배우 박중훈의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이라는 타이틀과 티켓파워에도 밀렸다. 결국 개봉 2주 동안 11만 관객 동원에 그치고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아쉬움이 많다. 연예인 스폰서, 매니지먼트사의 횡포, 조폭의 개입, 배우들의 성 문란 등 소재를 너무나 자극적으로 엮었다. 마치 김기덕 감독이 다양성 영화를 하면서 상업영화계에 느꼈던 울분을 각본으로 쏟아낸 느낌이다. 현상에 대한 고발을 넘어 무차별적이고 파괴적인 폭로와 조롱은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져 단점이 되었다.

또한 극중 이준이 연기한 오영 캐릭터는 그저 연예계를 주름 잡으려는 권력을 등에 업고,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줄 알고 오만하게 굴었을 뿐, 정말 ‘배우’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인물이다. 그가 검은 손과 결탁하지 않으면 뜰 수 없는 사연을 가진 ‘배우’였다면 차라리 감정이입이라도 가능했을 것이다.

이 와중에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주인공 이준이다. 서영희, 오광록, 마동석이 까메오 수준으로 나오는 동안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그의 연기는 합격점을 줄 수 있다. 가수가 되기 전에 연기자를 꿈꿨다는 그의 열정을 다른 영화에서 제대로 꽃 피웠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의미 없는 베드신이 잔뜩 들어간 영화는 피하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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