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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청사가 만들어지기까지... 말하는 건축 시티:홀
ldk209 2013-11-08 오전 11:56:44 466   [1]

 

서울시 신청사가 만들어지기까지... ★★★☆

 

우리나라 현대 건축물 중에 서울시 신청사만큼 긴 시간 동안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건축물이 또 있을까 싶다. 부지 선정부터 시끌벅적했다. 결국 기존 시청부지에 신축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지만, 한 땐 시청이전을 둘러싸고 용산, 성동구 등 몇 개 기초자치단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곤 했다. 영화를 보고 확신하게 된 건데, 현 신청사의 외관 등을 고려해보면, 시청을 이전하지 않고 기존 위치에 건설하게 된 결정이 가장 안전하고 쉬운 결정이자 가장 잘못된 결정이라는 사실이다.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 시티:홀>(이하 <말하는 건축>)은 정재은 감독의 건축 다큐 두 번째 시리즈로 첫 번째 <말하는 건축가>가 정기용 건축가의 철학을 담은 것이라면 <말하는 건축>은 처음 유걸 건축가를 담기 위해 촬영에 들어갔다가, 차라리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 신청사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방향을 튼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결국 서울시 신청사를 관통하는 유걸 건축가의 가치와 철학을 담아내는 데 치중하고 있다.

 

나는 영화를 본지 얼마 안 돼 내가 생각한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조금 당황했더랬다. 난 <말하는 건축>이 언젠가 TV를 통해 본 어떤 프로그램처럼 서울시 신청사 건설과정에 대한 비판적 해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영화 초반에 서울시 신청사의 부지가 다분히 정치적 이유로 결정되었고, 특히 턴키라는 잘못된 사업방식으로 인해 사업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는 점은 지적하고 있지만, <말하는 건축>은 어떠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서울시 신청사의 준공 과정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오히려 정치적 선입견을 배제하고 건물 그 자체의 가치에 주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사실 TV에서 서울시 신청사, 특히 그 외관 디자인 논란에 대한 프로그램을 봤을 때, 의아했던 건 유걸 건축가가 처음 건설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총괄 디자인 담당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 서울시 신청사 건설의 문제점이라는 건 이해하겠는데, 유걸 건축가가 건설과정에 참여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그 외관 디자인은 어차피 유걸 건축가의 디자인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왜 유걸 건축가의 참여 여부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다큐 <말하는 건축>은 비록 잘못된 결정이 있었지만, 한국 건축물로서는 첨단의 방식이 동원되고 여러 난제들을 극복한 건축물이라는 점을 건설과정을 면밀히 복기함으로서 보여준다. 디자인, 설계, 시공, 감리, 기타 많은 부분들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부딪치고 양보하고 협력해가며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물로서 서울시 신청사가 탄생되었고, 특히 유걸 건축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콘서트홀이 시민을 높게 떠받치는 열린 행정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영화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런 치열한 현장을 경험한 정재은 감독은 서울시 신청사에 대한 평가가 지금 당장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 것 같다.(파리 에펠탑도 처음 건설할 때는 파리의 흉물이라며 반대가 심했다고 하니깐) 최소 수십 년에서 백년 이상을 바라봐야 하는 건축물이라면 건설되자마자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용하며, 주위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몇 년 후에야 비로소 정당한 평가가 내려질지도 모른다. 이런 주장에 나름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며, 유걸 건축가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되면서도, 신청사의 외관이 이물 내지는 흉물에 가깝다는 기존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건 정치적 선입견과는 다른 문제다. 내가 처음 그 건물을 봤을 때 느꼈던 느낌이 ‘저건 괴물이다’였다. 건물 자체의 미적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주위와 전혀 어울리지 못한 채 기존의 시청건물을 잡아먹을 듯 서 있는 그 모습은 여전히 나에겐 괴물의 형상이다.

 

※ 하긴, 생각해보면 기존 서울시 청사와 덕수궁 인근 건물들은 대게 흉물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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